알뜰 낮은 가격…정유사 높은 가격, 리터당 100원 차이도

일물이가 왜곡 발생,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 유도해야’ 주문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기름값 이슈가 공론화되고 있다. 사진은 국민청원 게시판 모습.

알뜰주유소가 공급 받는 석유 가격과의 차이로 일반주유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정유사 횡포 더 이상 그만! 평등과 공정의 정부! 공동책임의 역할을 수행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 제목은 ‘정유사 횡포’를 내세우고 있지만 알뜰주유소와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문을 내걸고 있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 창원의 주유소 운영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알뜰주유소 태동에서부터 최근 알뜰주유소 공급자인 석유공사와 정유사의 공급가격 차이로 발생하는 불공정 경쟁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청원인은 “이명박 정부 시절 고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는 국민들에게 양질의 유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목적으로 도입됐다”며 “정유사를 상대로 최대한 저렴하게 기름을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낮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해 자연적으로 주변 경쟁 브랜드 주유소들의 가격인하를 유도한다는 취지”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유사 독과점으로 알뜰주유소에는 합리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반면 수 십년간 거래를 이어온 브랜드 주유소에게는 불합리한 방식으로 높은 가격에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부분의 주유소 순수익률이 1% 미만인 가운데 알뜰주유소와 브랜드 주유소 공급가격이 적게는 리터당 20원에서 많게는 100원 이상 차이가 나면서 1월에서 5월까지 평균 리터당 50원의 공급가격 차이가 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알뜰주유소는 브랜드주유소들이 구매하는 가격에 판매해도 최소 50원이 남는 구조로 공정과 평등의 정반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견제하려는 정유사는 견제를 무시해 버리고 브랜드주유소만 중간에서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격이 되어 버렸다’며 억울함도 토로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터무니 없는 요구를 바라는게 아니다”라며 “같은 출발선에 세워 경쟁을 유도하고 비슷한 가격을 쥐어주고 물건을 팔게 해달라”며 “똑 같은 조건은 힘들더라도 비슷한 조건은 만들어 달라”고 청원했다.

이 청원글에는 31일 오전 7시 기준 1,458명이 동의했다.

한편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 가격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동일한 석유제품에 ‘일물이가(一物二價)’가 형성되며 시장 질서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알뜰주유소 석유 공급자인 석유공사는 석유 유통 부문을 ‘정부 정책 사업’으로 해석하고 무수익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정책 사업’은 사업 추진 동기가 석유공사 자체 판단이 아닌 정부 정책 결정으로 수행되는 사업을 의미하는데 공익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석유 공동구매와 저장, 유통, 판매 과정에서 수익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구조로 운영돼 민간 기업과의 경쟁 형평성에 논란을 빚어 왔다.

유가 안정화 취지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했던 정부가 지난해 9월을 기해 세액 원상 환원에 나서는 과정에서도 석유공사는 유류세 인상을 늦추는 주유소들에게 리터당 최대 40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시장 가격을 왜곡시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정유사 상표 주유소와 달리 알뜰주유소들은 한국거래소에서 운영하는 석유전자상거래에서 자유롭게 석유를 구매할 수 있는데 구매액의 0.2%에 해당되는 세액 공제 혜택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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