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장참여로 알뜰주유소 판매량 일반주유소 두배

반 시장정책으로 석유시장 왜곡과 일반주유소 퇴출 부채질

기름값 인하효과도 제한적...알뜰주유소 확대 철회해야

알뜰주유소 캐노피 CI
알뜰주유소 캐노피 CI.

[에너지플랫폼뉴스 정상필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방문규 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한 석유가격 안정화를 위해 알뜰주유소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자 석유유통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방 장관은 지난 18일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석유 시장 점검 회의’에서 물가와 밀접한 국내 유류가격 안정화를 위해 알뜰주유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도권 지역의 자영 알뜰주유소를 올해 안으로 1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석유대리점과 주유소 등 석유유통업계는 석유유통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알뜰주유소 확대 자체가 정부의 노골적인 시장 왜곡이라 지적했다.

알뜰주유소 확대가 유류가격 안정화보다는 일반주유소와의 불공정 경쟁을 부추기고 정부의 민간시장 개입을 더 심화시켜 석유유통시장을 구조적으로 왜곡시키는 반시장적인 대책이라는 이유다.

석유유통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으로 인한 주유소 간의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심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야기된 전반적인 경기둔화 및 친환경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전례 없는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18년~20년)은 1.8%~2.2%로, 전체 도소매업종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알뜰주유소의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알뜰주유소 점유율은 11.9%이지만 판매량 점유율은 20.9%를 차지하고 있다.

주유소당 평균 판매량도 일반주유소가 연간 3058킬로리터를 판매했는데, 알뜰주유소는 5968킬로리터로 일반 주유소와 비교해 두배 정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알뜰주유소 수와 판매량 증가에 따라 많은 일반주유소가 가격경쟁에 밀려 한계주유소로 전락해 휴업과 폐업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전국 주유소 수는 2011년 1만2901곳에서 2022년에는 1만954곳으로 1947곳이 줄어들었다. 

이처럼 일반주유소의 줄폐업이 이어질 때 알뜰주유소는 무섭게 성장해 당초 목표였던 10%를 넘어서 2022년 기준 1307곳으로 전체 주유소 중 11.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에 따른 일반주유소의 급격한 시장 퇴출과 이로 인한 석유유통시장의 비정상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실을 외면한 채 고유가 대책으로 산업부가 발표한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은 석유유통시장을 더욱 왜곡시키고 일반주유소의 시장 퇴출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선택”이라며 “일반주유소의 퇴출을 부추겨 석유제품 유통망이 무너지는 부작용을 낳고 결과적으로 기름값 인하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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