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정유사 손익분기 마진은 일반적으로 배럴당 4~5불대로 평가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13불대를 형성중이고 많게는 20불대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급난이 벌어지고 있는 경유 마진은 30불대를 기록중이다.

시쳇말로 ‘떼돈’ 벌게 생긴 정유사들이다.

초고도 정제마진의 배경은 팬데믹에서 벗어나 석유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발발해 석유 수급은 불안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그런데 이같은 비정상적인 돌발 변수들은 정유사에게 절대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경험으로 확인되고 있다.

극심한 유가 변동은 정유사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기회와 더불어 엄청난 손실을 야기하는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0년 4월 20일 WTI 1배럴 가격이 마이너스 37.6불을 기록했던 기억이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 조치로 석유 수요는 급감했는데 선물 만기로 인수해야 할 실물 원유를 쌓아 놓을 공간이 부족해 오히려 웃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던 때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유가 급락으로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천문학적인 재고 평가 손실은 입었고 석유 수요 급감으로 기록적인 영업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2020년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입은 영업손실은 4조6,660억원에 달했고 마이너스(-) 6.6%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했다.

100원 짜리 석유를 파는데 6.6원씩 손해를 봤다는 의미이다.

정유 부문으로 범위를 좁히면 영업 손실은 더욱 커져 5조5,140억원에 달했다.

팬데믹 천재지변으로 국가 기간 산업이자 수출 주력인 정유산업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데도 석유부과금 징수 유예나 비축기지 무상 임대 같은 조치 말고는 별다른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오로지 기업 스스로의 힘으로 버텨냈다.

상황이 바뀌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불을 넘는 초고유가 시절을 관통중인데 이번에는 정유사들이 상당한 재고 평가 이익을 얻게 생겼다.

팬데믹 탈출, 유럽 경유 수급 불안 등이 겹치면서 항공유, 경유 마진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메이저 석유 기업에게 횡재세(windfall-tax)를 부과하자고 요구할 정도이다.

우리나라도 정유기업들의 호실적 전망에 자발적인 기름값 인하를 비롯해 다양한 사회적 공헌에 나서라고 눈치를 주고 있다.

‘횡재(橫財)’의 사전적 의미는 ‘뜻밖에 재물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팬데믹이라는 천재지변으로 기업 곳간이 축나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을 때는 잠잠하더니 엔데믹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국가나 기업이 예측할 수 없는 뜻밖의 상황에서의 돌발적인 이익을 횡재라고 부르려 한다.

우리나라 석유 가격 구조에서도 횡재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2~3월 국내 경유 소비자 가격에서 국제 경유 가격과 세금 비중을 합하니 89.10%에 달했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유통비용, 마진이 나머지를 차지했으니 횡재할 만한 구조는 아니다.

유가가 우상향하면서 정유사 마진의 ‘래깅 효과(lagging effect)’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원유 도입 시점 보다 석유 완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시점의 가격이 올라 마진이 개선되는 것이 래깅 효과인데 세상 이치가 그렇듯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고 유가 하락은 반드시 발생된다.

지금 정유사가 취하는 마진의 상당 부분은 팬데믹 시절 떠안았던 천문학적 손실의 회복이자 향후 유가가 우하향할 때 발생할 손실이 경영 실적에 선반영된 것이니 혹여 횡재라고 칭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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