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운행제한 통한 미세먼지 저감, ‘과학적 근거 없다’[인터뷰 :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김영독 교수]
경유차 운행제한 통한 미세먼지 저감, ‘과학적 근거 없다’[인터뷰 :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김영독 교수]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0.08.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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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만 줄이면 미세먼지 준다?, 암모니아 저감이 더 효과적

경유차 제한, 휘발유차 구매…휘발성 유기화합물로 미세먼지 늘어날 수도

기초 과학가 참여 확대해 과학적 입증 가능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 마련돼야

[지앤이타임즈]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며 경유차 운행 제한 등을 통한 질소산화물 저감정책을 펴고 있는데 질소산화물 저감만으로 미세먼지가 감소한다는 주장은 화학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균관대 화학과 김영독 교수는 “질소산화물이 가장 중요한 원인 물질로 이것만 제거하면 미세먼지가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화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나 석탄발전소 등에서 석유나 석탄을 연소시킬 때 대기중에 배출되는 물질로 미세먼지 원인 물질 중 가장 많이 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가장 스마트한 정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독 교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미세먼지가 감소한다는 것은 화학의 기본에 반하는 논리”라고 말한다.

특히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한다.

성균관대 화학과 김영독 교수를 만나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화학자적인 입장을 들어봤다.

서강대학교 화학과 김영독 교수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김영독 교수

▲ 화학론 측면에서 미세먼지의 성분과 형성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 대기 중에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원인 물질은 다양하다.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암모니아(NH₃) 같은 여러 분자들이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생성된다.

앞에서 언급한 분자들이 수 억개 뭉쳐야 1개의 미세먼지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분자와 햇빛, 수분, 오존 등이 총체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유입경로를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분석 또한 쉽지 않다.

국내외 대학 연구진이 미세먼지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이 햇빛과 만나 탄소입자를 생성하고, 그 탄소입자에 오존과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가 반응을 일으켜 탄소입자를 둘러싼 껍질로 흡착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이 껍질의 주성분이 독성물질인 질산암모늄과 황산암모늄이며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암모니아와 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생성된다.

*자료:성균관대 화학과 김영독 교수
*자료:성균관대 화학과 김영독 교수

▲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화학적 분석 없이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 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그런지.

- 미세먼지는 여러 분자와 물질들이 화학적으로 반응해 만들어지는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경유차와 석탄발전소 등에서 많이 배출되는 질소산화물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특정하고 질소산화물 저감에만 집중하고 있다.

질소산화물이 산성비의 원인 물질이며 유럽에서도 산성비 발생 빈도가 높아 산성비 생성을 막기 위해 질소산화물 저감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산성비 문제가 아닌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히 거론되는 현실에 직면해있는 우리나라에서 질소산화물을 미세먼지 원인물질로 특정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킨다는 정책은 화학의 기본에 반하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은 암모니아를 만나 염의 형태인 질산암모늄과 황산암모늄으로 형성된다.

이러한 염은 이온성 화합물로 양이온과 음이온이 짝을 이뤄 형성되는데 음이온을 형성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양이온을 형성하는 암모니아를 만나 짝을 이루게 된다.

결국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대기중에 아무리 많다고 해도 암모니아가 없다면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만으로 미세먼지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질소산화물 100개와 암모니아 10개가 있다면 미세먼지인 질산암모늄은 10개가 형성된다.

하지만 질소산화물을 100개에서 50개로 줄여도 암모니아가 10개 있다면 질산암모늄은 똑같이 10개가 형성된다.

더 쉬운 예를 든다면 커플의 형성 논리를 들 수 있다.

세상에 남자 100명과 여자 10명만 있다고 가정하면 형성될 수 있는 커플은 10쌍이다.

커플 수를 줄이기 위해 남자를 100명에서 50명으로 절반을 줄여도 여자가 10명이면 커플은 10쌍이 똑같이 형성된다.

커플 수를 5커플로 줄이려 한다면 남자가 아니라 여자 5명을 줄여야 하는 논리와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는 음이온과 양이온이 만나 짝을 이루는 화학의 기본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정부는 여전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유차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 것인지

- 지난 2017년부터 폭스바겐 사태와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부가 질소산화물 배출저감을 위해 경유차 제한 정책을 펼치자 경유차는 감소하는 대신 휘발유차가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경유차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휘발유차 보다 많지만 탄소입자가 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휘발유차가 더 많이 배출한다.

경유차를 제한해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없는 가운데 휘발유차가 늘어나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이 증가해 미세먼지의 핵물질인 탄소 입자가 더 늘어나 결과적으로 미세먼지는 더 늘어나는 현상을 추론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질소산화물과 암모니아 외에도 황산화물과 탄소입자의 핵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반응에 의해 형성된다.

특정 물질 하나만이 아닌 미세먼지 형성에 관여하는 물질들을 동시에 줄여야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수 있다.

▲ 끝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추가적으로 진행돼야 할 연구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 지금까지 미세먼지의 형성 원인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원인 물질을 분석하는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기적인 분야가 아니라 화학적인 분야이기 때문일 텐데 지금이라도 오염물질별로 발생원인과 미세먼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배출원에서부터 원인물질을 분해하고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까지 진행해 미세먼지가 형성되는 원인을 잡아내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정책 결정에 앞서 화학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정책을 결정짓고 있는 국가기후환경회의에도 기초 과학 분야 전문가는 10%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화학의 기초분야에 해당하는 것으로 충분한 연구 없이 정책이 결정되다 보니 오히려 미세먼지를 더 배출할 수도 있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책 결정에 기초과학 전문가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