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4개 정유사 정유사업 부문 매출 102조

영업이익률은 1.4% 그쳐, 전년 대비 0.5%P 감소

단순정제마진은 ‘마이너스’, 복합 마진도 상당 폭 줄어

중국 등 주변국 정제설비 신증설로 수출 경쟁력 하락

알뜰주유소 등 가격 경쟁 중심 내수 시장도 마진 악화 요인

정유사들이 지난 해 거둔 정유 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정유사 정제 설비 전경(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국내 4대 정유사의 정유 사업 부문 매출은 여전히 100조를 넘고 있다.

그런데 영업이익률은 1%에 그치고 있다.

100원짜리 석유제품을 파는데 매출원가와 인건비, 판매·관리비용 등을 제외하고 남은 돈이 1%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이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발표한 지난 해 경영 실적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정유 사업 부문에서 벌어 들인 매출액은 102조1839억원에 달했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우리나라 총 지출은 512조원 규모이다.

지난 해에 비해 9.1%가 증가하면서 슈퍼예산으로 불리는 정부 예산과 비교해도 지난 해 정유사들이 정유부문에서 올린 매출액은 19.9%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다.

◇ 영업 손실 기록하기도

그런데 영업이익률은 2년 연속 1%대에 그치고 있다.

2018년 정유부문 매출액은 109조599억원, 영업이익은 2조676억원을 남겨 1.9%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해 매출액은 이 보다 6.3% 줄어든 102조원, 영업이익은 32.7%가 감소한 1조392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줄어 1.4%로 집계됐다.

S-OIL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해 정유부문에서 19조8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5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인 것.

정유 부문에서 매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국내외 경영 환경 모두 부정적인 요인들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복합 정제마진도 3$/B로 하락

정유 산업 수익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은 정제마진 추이인데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해 싱가포르 ‘단순 정제마진(HydroSkimming)’은 원유 1배럴당 -1.29불을 기록했다.

단순 정제마진은 원유를 단순 정제해 생산된 석유제품을 판매하면서 발생하는 마진인데 지난 해에는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했다.

팔면 팔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던 셈이다.

다만 ‘복합 정제마진(HydroCracking)’은 플러스를 기록했는데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가격이 낮은 저급 연료인 중질유를 고도화설비를 활용한 크래킹 과정 등을 거쳐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석유로 전환하는 과정이 포함된 것이 복합 정제마진으로 원유 단순 정제마진 보다 높다.

지난 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22불을 형성했다.

문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기준 복합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당 6.24불을 기록했고 이후 4~5불대를 기록했는데 지난 해에는 3불 초반대까지 추락했다.

◇ 중국 110만 B/D 정제 능력 향상

아시아 주요 정제 설비 증가도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쳐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떨어 뜨리고 있다.

지난 해 국내 정유사의 석유 수출액은 406억불을 기록하며 국가 주력 수출 품목중 금액 기준 5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평균 원달러 환율인 1165.65원을 적용하면 정유사가 석유 수출로 벌어 들인 돈은 47조 3천여억원으로 정유사업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에 달했다.

하지만 그 전년 수출액과 비교하면 12.3%가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 수출 단가가 떨어진 원인도 있지만 주변 경쟁국들의 정제설비 신증설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해 아시아 주변국 중 중국이 하루 110만 배럴, 말레이시아 30만 배럴, 브루나이가 17만 배럴 등의 정제설비를 증설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 수출 증가를 제한했다.

◇ 가격 중심 경쟁 확산, 내수 수익 여건도 악화

국내 석유 소비가 정체되는 가운데 경쟁 여건이 치열해지면서 내수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석유 판매 마진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수는 9년 연속 감소중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2010년 1만2691곳이던 것이 매년 감소했고 9년 사이 1225곳이 줄면서 지난 해 말 기준 1만 1466곳에 그쳤다.

반면 에너지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정유사를 상대로 공동구매하며 석유를 공급하는 알뜰주유소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알뜰 상표 주유소는 1183곳으로 그 전년 대비 오히려 26곳이 늘었다.

기름값 인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출범한 알뜰 상표가 전체 주유소 중 10%가 넘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이후 2개월 동안의 휘발유 소비자 가격중 정유사 유통비용과 마진은 리터당 47.27원으로 소비자 가격의 3.07%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유소 유통비용과 마진은 리터당 57.04원으로 3.7%에 그쳤다.

반면 세금은 휘발유 소비자 가격중 59.57%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석유 소비 감소가 전망되면서 정제 마진 회복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역내 국가들 리터당 57.04원으로 3.7%에 그쳤다.

반면 세금은 휘발유 소비자 가격중 59.57%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석유 소비 감소가 전망되면서 정제 마진 회복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역내 국가들의 정제 능력이 향상되면서 수출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 내수 시장에서는 정부 주도 알뜰 상표가 정유사 공급 가격 하락을 압박하면서 대내외 경영 여건이 모두 위협받고 있다”며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 등에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정유사들은 생존 조차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정유사업 부문 대표 상품인 휘발유와 경유에서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징수하고 있는데 지난 해 이들 두 유종에서 걷힌 세금이 14조7766억원에 달했다.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수출과 내수 판매로 지난 해 벌어 들인 1조3920억원 대비 10배가 넘는 세금이 교통에너지환경세로만 걷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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