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가짜휘발유 제조업체와 일당이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충남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이 가짜휘발유를 만드는데 사용한 원료는 솔벤트와 톨루엔으로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7ℓ들이 포장캔으로 12만여통을 팔아왔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한통에 1만2천원씩 판매금액이 15억원어치가 넘는다고 하니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이 사실은 공영방송인 KBS가 저녁 9시뉴스를 통해서 보도하면서 전직 정유업체 직원의 말을 인용 『가짜휘발유 제조사실을 정유업체가 알면서도 묵인했을 것이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유업계는 솔벤트의 한해 생산량 2백80여만톤 가운데 남아도는 2백여만톤의 물량을 처분할 곳이 없기 때문에 사용처를 알면서도 팔고 있다는 식으로 의심을 제기했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공영방송의 뉴스보도라 정유회사 묵인의혹이 전파를 타고 전국 방방곡으로 퍼졌을 것임을 생각하면 충격이 아닐수 없다.

특정 정유회사라고 거명은 안했지만 만일 의혹이 사실이라면 「소경 제닭 잡아먹는 식」의 솔벤트 판매로 정유회사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유업계는 KBS뉴스에서 제기한 의혹을 신속하고 솔직하게 밝혀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경찰도 가짜휘발유 원료가 정유회사에서 흘러나왔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정유회사에 초점을 맞추어 수사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어 곧 결과발표가 있으리라 믿지만 정유회사에서 함구를 하고 있다면 의혹은 멋대로 해석되어 침소봉대되거나 유언비어까지 제조될 수 있을 것이다.

정유사의 특정사명이 거명되지 않은 보도여서 만약에 정유사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해명하기 어렵다면 정유사의 이익단체인 대한석유협회라도 나서서 해당언론기관에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그래도 부족할때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요청을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여론조성의 영향력이 큰 방송에서 정유사가 가짜휘발유를 방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업계의 대응은 온당할 수 없다고 본다.

가짜휘발유 유통은 결국 「소경 제닭 잡아먹는」 어리석은 일이라서 솔벤트를 팔기 위해서 정유사가 방조하거나 묵인했을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한번쯤은 집안단속을 살펴보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2001년 5월29일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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