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또 다시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배럴당 100불을 기록했다.

국내 석유가격의 지표가 되는 두바이유 역시 수일 째 배럴당 90불대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트 교토 체제 이후 우리나라는 기후변화협약의 의무 감축 대상국에 포함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에너지 수입 비용이 늘어나는 한편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환경 비용과 투자가 부담이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인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풍력 발전이 경기도 고양시 일대 전력 수요를 담당할 수 있는 규모에 도달한 것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제주도 한경 풍력 단지가 준공되면서 우리나라 전체에서 가동하는 풍력 발전은 191 MW를 넘어서게 됐다.

풍력발전은 말 그대로 바람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석유나 가스 같은 자원과 달리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평하게 풍력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발전에 적합한 풍력의 품질이 관건이겠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강원도나 제주도 일대가 최적의 풍력 발전지에 해당돼 바람을 이용한 전력 생산에 한창이다.

현재 가동중인 풍력 발전 말고도 전국적으로 8곳의 발전 설비가 건설중에 있다.

총 156MW 규모로 이들 설비가 모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350만MW가 넘는 풍력발전이 운영된다.

바람이나 태양, 물 같은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발전 속도는 특히 눈부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 세계 풍력 발전 증가율은 평균 22%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훨씬 상회하는 114%를 보이고 있다.

바람은 비용이 필요 없는 공공재이지만 발전의 원료로 사용하게 되면 상당한 가치를 가진 경제재로 변신할 수 있다는 면에서 보급 확대가 얼마나 바람직한 지 굳이 따질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없지는 않다.

국산 풍력발전은 아직까지도 실증단계에 머물고 있고 대부분의 발전 설비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2006년 1.5MW급의 풍력발전설비 개발에 성공했고 정부 차원에서 풍력발전의 국산화와 발전 날개 양산공장 시설투자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독일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기술 선도 국가들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독일은 세계 최대 용량인 5MW급 해상 풍력 발전 설비를 상용화시켰고 이웃 일본도 다양한 용량의 풍력발전설비를 상용화했거나 실증사업을 진행중이다.

비용 투입이 필요없는 에너지원을 확보했더라도 전력으로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외국에 의존하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 독립’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풍력의 보급을 늘려 시장을 확대하는 것과 발 맞춰 기술 자립도를 높여 나가려는 민관 합동의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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