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의 유통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물로 나온 주유소는 물론이고 팔까 말까 고민이라도 할라 치면 정유사 영업사원들이 몰려와 귀찮을 지경이라고 한다.

신규 주유소 부지는 말할 것도 없다.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고사하고 부지만 확보하면 되는 ‘쩐의 전쟁’이 심각하다.

한동안 효율화를 외쳤던 정유사들의 이런 변화는 내수시장에 기반을 둔 정유업종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는 수출부문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국제시장이 변화할지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그 예로 환율하락은 원유수입에 있어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수출부문에서는 그만큼의 리스크로 작용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제시설 증설 경쟁은 향후 수출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회사 매출의 절반이상을 해외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정유사의 입장에서 수출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한 일종의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 결과로 국내 소매망 확보에 목을 매는 현상이 두드러 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이어지는 정유사들의 조직개편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직영주유소를 강화하거나 신규주유소 확보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확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인데 이를 바라보는 주유소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급증한 주유소 때문에 판매량이 줄고 출혈 가격경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주유소 신설을 정유사가 주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강력한 마케팅 기법은 직영주유소의 경쟁력이 되는데 시장에서 자영주유소들은 이들과 싸워야 하니 갑갑할 노릇이다.

정유사들이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서 직영 주유소를 늘리는 것도 한 수단이겠지만 자영주유소 사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상생의 믿음을 심어 주는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기를 자영 주유소 사업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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