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 기업성향 따라 제 갈길 찾아

▲ E1은 올 2월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 건설현장에서 인천컨테이너터미널 기공식을 갖고 물류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SK가스, 석유탐사*중국사업으로 성장 기대 -
-E1, 인천터미널*국제상사 등 물류유통 진출 -

LPG업계가 추진해온 신규사업이 하나둘씩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수입사를 비롯해 충전, 판매 업계 등 LPG업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규사업은 다양한 편이다. 유통 단계, 기업 특성, 문화 등 주변 환경에 따라 각자 다른 아이템을 포착했으며 추진 방향 역시 제각각이어서 흥미롭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SK가스, E1 등 LPG수입업계와 충전, 판매업계를 LPG업계라고 통칭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을 LPG업계라고 칭하기에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LPG업계가 신규사업을 통해 정체성이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PG수입업계를 양분해온 SK가스와 E1의 신규 사업은 사세에 걸맞게 굵직 굵직하다.  사업성에 착수하기 전에는 철저하게 검증하고 고민하지만 이거다 싶으면 거침 없는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LPG사업을 통해 차곡 차곡 쌓아온 유보자금은 신규사업 추진에 든든한 배경이 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한 2007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기준 SK가스에서 보유하고 있는 이익잉여금은 2793억원. E1 역시 2905억여원의 이익잉여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E1은 비에너지 분야 진출에서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 계열분리 이후 신규 CI선포식에서 비에너지 분야 첫 번째 사업으로 인천컨테이너 사업 진출을 선언했던 E1은 올 2월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 건설현장에서 인천컨테이너터미널 기공식을 갖고 물류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터미널 건설을 위해 SK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우련통운, 태영상선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4월 23일에는 컨테이너터미널 운영법인인 ‘주식회사 E1컨테이너 터미널’을 설립했다.

LPG분배기지로 사용했던 부지를 활용해 3만톤급 다목적 부두시설 1선석과 컨테이너 야적장, 최신식 하역시설 등의 지상시설로 건설한다는 것이 E1의 계획이다. E1 인천 터미널은 2008년 12월 준공, 2009년 본 사업 개시가 목표다.

이와 함께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국제상사를 인수하면서 스포츠 레저 분야에도 진출했다. 환경, 건강, 지식, 문화 에너지 등 역동적인 ‘삶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장기발전전략으로 채택한 E1의 첫 번째 브랜드 사업 진출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인도네시아 LPG사업도 신규 사업 분야로 손꼽힌다.

E1은 인도네시아 천연가스 가스전에서 산출되는 부산물에서 LPG를 분리, 상업화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정불안으로 지지부진했던 이 사업은 최근 들어 탄력을 받고 있다.

LPG를 추출할 지역은 남부 수마트라 팔렘방으로 E1은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타미나사와 LPG 추출사업에 대한 기본합의서(JLBA Joint Liquids Business Agreement)를 체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LPG사업의 방향은 당초 계획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1은 현지에서 생산한 LPG를 국내에 저가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면서 현지에서 LPG유통사업을 벌이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LPG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 유통사업 진출도 관심 급분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1은 남수마트라 LPG추출 프로젝트에 총 1억5000만달러(원화 약1,400억원)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연간 32만톤의 LPG를 15년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생산 시기는 2010년경으로 전망하고 있다.

▲ SK가스의 중국 사업에 남다른 열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SK가스는 2007년 3월말 현재 9개의 현지법인(합자/독자)을 설립했다.
E1은 신규사업으로 추진했던 중국 LPG사업은 검토 단계에서 포기한 바 있다. SK가스의 중국사업 진출에 자극을 받아 E1은 2005년초 중국사업 타당성 검증에 돌입했으며 2년 정도의 고민 끝에 사업 진행을 포기한 것이다.

중국 프로판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경제성 있는 업체 물색이 어렵고 현단계에서 중국내 LPG사업의 중장기적 성장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E1의 설명이었다.

E1은 북한 개성공업지구의 한국토지공사 개발 사무소를 시작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LPG공급을 신규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SK가스는 중국 사업, 신규사업을 통해 다른 에너지 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SK에서 자리를 옮긴 김치형 대표이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LPG사업 분야외에서 다른 사업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내수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는 석유사업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치형 대표이사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진출한 석유탐사 사업을 독자적인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사업 역량을 강화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가스는 지난해 3월 한국석유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캄차카 육상광구 석유탐사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캄차카 육상 2개 광구 (Tigil, Icha) 광구의 운영권자는 캐다나 ‘CEP Petroleum International Ltd'사인데 한국 컨소시엄은 2개 광구 지분을 각각 50%씩 확보하고 있다. 한국 컨소시엄 가운데 SK가스는 지분 15%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가스는 지난해 광업진흥공사 등과 함께 파퓨아뉴기니에 매장돼 있는 광물 조사차 현지를 방문하는 등 광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SK가스는 신규사업의 역량강화와 효율적 추진을 위해 개편도 완료했다. 올 1월 개편된 조직안에 따르면 중국 팀은 중국사업전략팀, 중국사업개발팀으로 세분화됐다. 또 신규사업팀, 해외전략팀, 석유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신규사업 분야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SK가스의 중국 사업에 남다른 열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99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SK가스는 2007년 3월말 현재 9개의 현지법인(합자/독자)을 설립했으며 현재 장춘시에 용기/자동차 겸용충전소 1개소, 용기충전소 1개소, Depot 5개소, 심양시 자동차충전소 5개소, 청도시 자동차충전소 3개소, 치박시 주유소 겸업 충전소 4개소, 주유소 3개소 등이 있다.

또 치박시에 주유소 겸업 충전소 2개소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고 하얼빈시에 LPG충전소 3개소, 청도시 청도경제기술개발구에 주유소 겸업 충전소 4개소, 허저시에 주유소 8개소를 추진 중에 있다.

중국시장에서는 주유소 사업까지 영역확대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지주회사인 SK E&S와 함께 중국의 도시가스회사인 차이나가스 홀딩스와 합작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도시가스 분야에도 진출했다.

SK가스는 차이나가스 홀딩스 합작회사에 한국측 지분 50% 가운데 10%를 투자했다.

충전업계의 신규사업은 아직은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판매업계는 북한 LPG공급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금강산 관광지구에 설치돼 있는 소형저장탱크
-충전업계, DME혼합*충전소 부대사업 추진 -
-판매업계, 북한지역으로 영업 무대 확대 매진

LP가스공업협회(회장 유수륜)는 LPG 수요창출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DME혼합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산업연구원과 (주)리서치앤비즈니스에 ‘DME도입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 연구 용역을 발주해 필요성을 검토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가스공사와 손잡고 중국에서 DME 사용실태를 돌아보는 등 사업화를 준비해 오고 있다.

하지만 DME와 LPG 혼합 연료기준 등 DME혼합 연료 제조, 유통과 관련한 제도적 기준이 미흡해 법테두리 안에서 보급 사업을 벌이기 어려워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충전업계는 충전소내 편의점 설치 등 부대사업 병행과 DME, CNG, 수소 등 다른 연료 충전시설 병행 설치를 사업다각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되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판매업계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 북한 시장 진출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점진적인 사업 확대가 이뤄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004년 판매업계에서는 북한 진출을 목표로 (주)한국LP가스를 설립하고 북한 LPG공급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한국LP가스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제안으로 개성공단 LPG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SK가스와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북한 LPG공급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한국LP가스는 개성공단에 이어 금강산 충전소 사업에도 참여하게 된다. 통일부는 지난달 25일 (주)한국LP가스를 금강산 관광지구내 가스 충전 및 공급 사업을 추진할 남북사업자로 승인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주)한국LP가스는 금강산 관광지구 장전항 부두내 부지에 LP충전·저장·공급시설을 건립하고 LPG와 고압가스 공급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2008년까지 충전소 건축비 등에 149만 달러 (약 14억원), 운용자금 38만 달러(약 3억5000만원)로 총 187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사업부지 329평에 30톤 규모의 충전탱크 2기가 들어서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가스는 충전소 설립에 들어가는 5억원 정도만 부담하고 나머지 소형저장탱크 설치, 운영자금 등은 (주)한국LP가스에서 자체 조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한국LP가스는 개성공단과 마찬가지로 SK가스로부터 LPG를 공급받는다.

금강산 LPG충전소는 이르면 9월말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한국LP가스는 LPG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금강산 지역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개성공단은 E1과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금강산 지구는 한국LP가스가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금강산 호텔, 온정각, 호텔해금강 등 주요 숙박시설과 음식점은 LPG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LPG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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