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유통協‧주유소協, 정부 알뜰주유소 확대 철회 촉구 공동 성명서 발표

알뜰 자체 경쟁력 아닌 정부의 특혜성 지원에 11.9%가 20% 점유

정부의 편파지원, 시장개입으로 주유소 휴‧폐업 줄이어 생태계 붕괴 위기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 주유소 전ㆍ폐업 지원 등 장기대책 마련해야 

지난 2021년 5월 24일 한국주유소협회 회원들이 자영알뜰주유소 운영사인 석유공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지난 2021년 5월 24일 한국주유소협회 회원들이 자영알뜰주유소 운영사인 석유공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정상필 기자] 산업부 안덕근 장관이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연내 자영 알뜰주유소 40여 곳을 추가하겠다고 밝히자 석유유통업계가 생태계 파괴행위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김정훈)와 한국주유소협회(회장 유기준)는 18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일상화된 1만여 일반주유소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석유유통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18일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18일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도로공사, 농협 등 공익적 목적의 기관이 석유제품을 최저가 입찰을 통해 정유사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한 뒤 알뜰주유소에 싸게 공급하고 있다.

정부의 개입으로 공급가격 차이에 따른 ‘일물이가(一物二價)’가 구조화돼 시장경제 원칙이 훼손되고, 석유유통시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성명서에 따르면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특혜성 지원에 힘입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알뜰주유소들이 공급받는 가격은 일반주유소들보다 리터당 30원에서 60원 정도, 최대는 100원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반주유소는 매년 수백 개가 폐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시설개선 지원금과 세제ㆍ금융 혜택, 매년 평균 3~4000만원의 추가 인센티브 등 각종 지원에 힘입어 전체 주유소의 11.9%인 1,307개(2022년 기준)인 알뜰주유소의 판매량은 전체 주유소의 20.9%를 차지할 만큼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석유공사 등의 통계에 의하면 경영 악화로 폐업하는 주유소가 매년 200개를 넘어서면서 최근 10년간(2012년~2022년) 1만1,959곳에서 9,651곳으로 19.3%인 2,308곳이 감소했고, 500여곳이 휴업 중이다.

고유가 대책으로 알뜰주유소 확대만을 주장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한다고 비꼬았다.

고유가와 에너지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주유소들의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유가안정 대책이라며 또다시 알뜰주유소 확대를 들고나오는 것을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한다고 비난한 것이다.

성명서에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서 일부에만 특혜를 주고 결국에는 불공정 경쟁을 부추겨 석유유통 생태계를 파괴함으로써 국민적 불편과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협회는 “1만여 일반주유소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석유유통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고유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대응한 주유소 혁신 및 전ㆍ폐업 지원방안 같은 근본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석유유통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공동성명서_(사)한국석유유통협회, (사)한국주유소협회

불공정 경쟁 심화, 석유유통 생태계 파괴하는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 즉각 철회하라!!!

  석유유통업계는 연내에 알뜰주유소 40여 곳을 추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석유유통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고 석유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경영 악화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주유소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한 것으로, 주유소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을 심화시키고 석유유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 당국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지난 14일 산업부는 주유소 현장 간담회에서 석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점검단을 운영하는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면서 올해 수도권‧대도시에 알뜰주유소 40여 개를 추가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공정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은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에 단호히 반대한다.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특혜성 지원에 힘입은 것이다. 석유공사가 공동구매로 정유사 최저가 입찰을 통해 일반주유소보다 리터당 60원~100원 정도 싸게 공급하고, 시설개선 지원금과 각종 세제ㆍ금융 혜택에 연간 3~4천만 원의 추가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니 일반주유소는 도저히 알뜰과 경쟁할 수가 없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급성장한 알뜰주유소는 개소 수로는 전체 주유소의 11.9%(10,954개 중 1,307개), 판매량에서는 20.9%를 차지하고 있다(2022년 말 기준). 

  이에 비해 일반주유소는 최근 10년간(2012년~2022년) 11,959개에서 9,651개로 2,308개(19.3%)나 감소했다. 경영 악화로 폐업하는 주유소가 매년 200개를 넘고, 500개 이상이 휴업 중이다. 고유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주유소들의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유가안정 대책이라며 걸핏하면 ‘조자룡 헌 칼 쓰듯’ 알뜰주유소 확대를 들고나오니 어찌 받아들이란 말인가.

  이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와 요구를 밝힌다.

  하나, 전국의 석유대리점과 주유소들은 영업이익률이 2%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적극 협력하면서 유가 안정과 원활한 석유유통을 통해 국민 경제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나,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일상화된 1만여 일반주유소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석유유통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을 즉각 철회해줄 것을 정부 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우리는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고유가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대응한 주유소 혁신 및 전ㆍ폐업 지원방안 같은 근본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석유유통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힘써줄 것을 촉구한다.

2024년 3월 19일

(사)한국석유유통협회, (사)한국주유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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