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후티 반군 이슈로 1월 인도발 유럽 경유 수출 80% 감소

한파로 美 정제 가동률 하락·러 정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악재 겹쳐

ICE Gasoil 선물 가격 1월 첫 거래일 대비 최대 20% 이상 상승

대체 수입처 발굴 절실한 유럽, 향후 수급 여건 따라 가격 급등 우려

[에너지플랫폼뉴스 김신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유 수급 불안이 발생했고 국제가격이 급등했던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제기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12일 ICE Gasoil 선물 가격은 톤 당 918.25불, 배럴 환산시 122.43불에 거래되며 올해 첫 거래일인 2일의 751.25/ton(약 $101.17/B)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19일 가격은 톤당 854.25불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14% 이상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정보망은 ‘현재의 유럽 경유 가격 강세는 주로 수급 차질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자료 출처 : 하나증권]
[자료 출처 : 하나증권]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미국 ‧ 러시아 ‧ 인도 등 주요 제품 생산국 모두 현재 정제 또는 운송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 이후 유럽의 석유제품 대체 수급처로 부상한 인도는 현재 홍해 후티 반군 준동의 장기화로 유럽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이 급감했다.

지난 1월 인도의 대 유럽 경유 수출은 하루 3만3,400~5만 8,000 배럴 수준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약 80% 감소했고 지난 2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홍해 내 후티 반군 활동 장기화에 따른 물류 비용 인상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는 1월 30일 기준 아시아-유럽 항로 물류 비용이 한 주 동안 30% 이상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또한 1월 중순 발생한 한파 이후 주간 평균 정제 가동률이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며 등 ‧ 경유 등 중간 유분 석유제품 생산이 감소했다.

한파 직전인 1월 12일 미국 주간 평균 정제 가동률은 92.6% 수준이었는데 이후 80%대로 하락했고 9일에는 12%P 떨어진 80.6%를 기록했다.

미국의 중간 유분 석유제품 생산도 1월 12일 490만b/d 수준에서 이달 9일에는 408만b/d로 17% 이상 줄었다.

러시아 정유 시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도 세계 시장 경유 공급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석유정보망은 지난 6주 동안 최소 6개의 러시아 정유 시설이 타격을 받았고 이중 적어도 2개의 정유 시설이 공격으로 운영이 중단됐다고 소개했는데 이 영향으로 1월 73만b/d 수준이던 러시아의 경유 수출이 감소하며 2월 1~2주 평균 60만b/d에 멈췄다.

이에 대해 석유정보망은 ‘러시아 경유 수출 감소는 곧 브라질 , 튀르키예 등 기존 러시아 경유 수입국이 대체 수입처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유럽 경유 수급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비슷한 이유로 한 때 우리나라 내수 시장에서 휘발유 보다 경유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상황이 다시 벌어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글로벌 수급 불안 심화되면 경유가격이 휘발유 역전할 수도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세계 경유 수요가 빠르게 회복한데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 측의 제재로 러시아산 PNG와 원유 수출이 크게 줄면서 유럽내 경유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자 국제가격이 급등했고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경유 소비자 가격이 휘발유 보다 높게 형성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2022년 5월 셋째 주 경유 소비자 가격이 휘발유를 역전해 리터당 평균 1,976.37원에 팔렸고 이후 200원 넘게 비싼 가격을 형성하는 등 지난해 2월까지 가격 우세를 기록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3월 이후 국제 경유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3월 이후 국제 경유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다만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유류세 인하를 연장중인 정부는 지난해 1월 이후 휘발유 세율 인하폭은 25%로 줄이고 경유는 37%를 유지하는 차등 정책 등의 영향으로 최근 경유 소비자 가격은 휘발유 보다 리터당 100원 가까이 낮게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예고한 유류세 인하 종료 시점인 5월 이후에도 경유 국제가격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경우 내수 시장에서 경유 가격 급등을 넘어서 휘발유 가격을 다시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세계 경유 수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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