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영향 천연가스가격, 지난해 3분기 이후 하락세 지속…적자 완화 기대감
정부의 ‘한전 쇄신 우선’·총선 등 정치적 영향에 전기요금 현실화 난망
아주대 정용헌 교수 “한전 적자, 전력망 유지·보수 걸림돌…자회사 배당 역부족”
천연가스가격 하락 일시적 현상 불과…결국 상반기 전기요금 현실화 이뤄져야

한국전력 본사 전경.(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국전력 본사 전경.(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에너지플랫폼뉴스 박병인 기자] 국제 천연가스가격이 하락하면서 한국전력의 재무상태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가격 하락 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빠른 시일내로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MMBtu 당 3.49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천연가스가격은 지난 2월 13일 기준 1.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천연가스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국제유가의 경우에도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9월 배럴 당 93달러 이상을 호가했으나 우하향하면서 이달 들어 70~80달러선으로 내려왔다.

원자력, 석탄 대비 상대적으로 천연가스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LNG발전단가가 계통한계가격(SMP)으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천연가스 수입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천연가스가격, 국제유가에 따라 SMP도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022년 러-우 전쟁 등 국제적 영향으로 인해 천연가스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은바 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SMP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요금은 SMP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에 큰 적자를 안긴 바 있다.

반면 최근들어서는 국제 천연가스가격과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천연가스수입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으며 이에 한전의 적자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 한전이 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는 점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흑자 달성에 대한 긍정론이 확산되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국제 천연가스가격이 점차적으로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전 흑자론’이 전기요금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재 정부는 한전의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전기요금 인상보다는 경영쇄신에 더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4월 총선이 예고돼 있어 전기요금 현실화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정부의 개입과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시장원리가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직원 희망퇴직, 한전KDN 지분매각 등의 정부가 내세운 한전 쇄신방안이 천문학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스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흑자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중 요금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주대학교 정용헌 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는 “한전의 부채가 200조원을 돌파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회사들로부터 추가 배당금을 받아도 사채발행한도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상반기 중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지 못하면 전기 산업계에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용헌 교수는 “전기요금을 조속히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한전의 재무위기로 인해 많은 비용이 드는 국가 전력망의 유지·보수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의 국제 천연가스가격 하락 추세는 중국의 경기 불황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하반기 중국이 경기를 회복해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할 경우 한전에 큰 타격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정용헌 교수는 4월에 치러질 총선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전기요금이 억제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헌 교수는 “전기요금을 결정하는데 있어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 해야하며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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