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석유화학 최대 9조 투자, 세계 최대 스팀 크래커 구축

에틸렌 연 180만 톤 생산, 국가 석유화학 원료 수급 안정 기여

‘샤힌·에너지 전환의 심장, TS&D 센터’ 지난 해 11월 서울 마곡 준공

올레핀 다운스트림 신기술 및 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R&D 역량 강화

대주주 아람코, 2018년 이후 S-OIL에 14조 투자, 인재 유치도 적극 지지

[에너지플랫폼뉴스 김신 기자]수년 전 중동의 한 왕족이 항공료를 지불하고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수십 마리의 ’매‘를 탑승시켜 화제가 됐다.

제한적으로 항공기 화물칸을 통한 동물 수송이 허용되지만 일반 객실 좌석 탑승은 금지되는데 중동 항공사에서 ’매‘는 예외다.

고대 시대부터 매를 이용한 사냥은 중동 왕족들에게 허용된 일종의 ’권위‘에 해당됐고 현대 중동에서도 매는 왕족이나 귀족을 상징하는 고귀한 존재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 자원 부국인 사우디의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 최대 기업 가치를 가진 아람코가 한국 정유사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매‘의 명칭을 허락했다.

아람코가 최대 주주인 S-OIL은 지난해 3월 9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장에서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투자되는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을 열었다.

’샤힌(Shaheen)‘은 아랍어로 ’매‘를 말한다.

당시 기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사장&CEO가 참석했을 만큼 양국 모두에게 상징적인 행사로 평가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샤힌 프로젝트의 심장‘으로 평가받는 TS&D 센터가 준공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S-OIL 기술개발(TS&D)센터 준공식에서 S-OIL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왼쪽에서 여섯 번 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진교훈 강서구청장, 안와르 알 히즈아지 S-OIL CEO, 진성준 국회의원, 권오규 S-OIL 이사회 의장, 모하메드 Y 알 카타니 S-OIL 이사.
지난해 11월 열린 S-OIL 기술개발(TS&D)센터 준공식에서 S-OIL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왼쪽에서 여섯 번 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진교훈 강서구청장, 안와르 알 히즈아지 S-OIL CEO, 진성준 국회의원, 권오규 S-OIL 이사회 의장, 모하메드 Y 알 카타니 S-OIL 이사.

S-OIL TS&D센터는 샤힌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다양한 탈탄소 관련 회사 미래 비젼을 실현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S-OIL 석유화학 사업 확장 본격적인 시발점인 샤힌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장기 성장 전략으로 추진해온 석유화학 사업 확장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 2580억 원이 투자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세계 석유 수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한 영향으로 고수익을 기록한 2022년 S-OIL의 영업이익이 3조 4,05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년치 이익금이 이 프로젝트 하나에 모두 투자된다.

이에 대해 S-OIL은 ’샤힌 프로젝트가 광범위한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야심찬 계획이며 아람코의 한국 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로 한-사우디 양국간 경제 외교의 최대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완공 예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를 통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이 연간 180만 톤 생산된다.

원유에서 직접 LPG, 나프타 같은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도 구축된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S-OIL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비중이 현재의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돼 연료유 중심의 정유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석유화학 전반의 경쟁력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석유화학 원료 수급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데다 특히 울산지역 에틸렌 생산능력이 2배 이상 확대되고 모노머 제품을 공장 인근 올래핀 하류시설 산업체에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시스템도 갖추게 된다.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우리나라 석유 안보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지원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의 깊은 관심이 확인되는 계기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번 샤힌 프로젝트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화학기업인 아람코가 한국에 투자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이에 앞선 2018년, 4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완공한 1단계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포함하면 S-OIL의 총 투자비는 14조 원에 달한다.

샤힌 프로젝트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울산지역은 물론 국내 제조 산업 전반에 미칠 정도로 엄청나다.

특히 건설 과정 동안 최대 하루 1만 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게 되고 가동 이후에도 상시 고용 400명 이상과 3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아람코 지원 아래 인재 유치 원활하도록 TS&D 센터, 서울에 구축

지난해 11월 23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TS&D 센터를 준공한 자리에서 S-OIL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분야의 기술개발 역량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S-OIL은 TS&D센터가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26년 이후 양산될 올레핀 다운스트림 분야에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S-OIL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 신에너지 분야의 기술개발 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있는 S-OIL TS&D센터 전경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있는 S-OIL TS&D센터 전경

이 때문에 S-OIL에서 TS&D 센터는 ‘샤힌 프로젝트와 에너지 전환의 심장’으로 불린다.

올레핀 석유화학 부문은 제품군이 다양해 R&D 역량과 고객에 대한 기술 지원 역량이 성공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데 TS&D센터를 통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선형 폴리에틸렌(LLDPE) 등의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 개발과 기술지원 업무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석유화학 시장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지원 뿐 아니라 가공성 평가, 제품·소재 분석 지원, 생산공정 최적화 가이드 제공, 제품 개발 지원 등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및 가공 기술에 대한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고객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활동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내연 기관 윤활유와 관련된 연구 개발을 포함해 향후 새롭게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전기차와 수소차 윤활유, 서버나 전기차 배터리의 온도를 낮춰주는 플루이드(Fluid) 제품에 사용될 기술 개발도 주도한다.

현재도 TS&D센터는 2021년 2개의 폴리프로필렌 제품과 28개의 윤활유 제품을 개발했고 18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S-OIL TS&D센터에서 연구원이 기술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S-OIL TS&D센터에서 연구원이 기술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연구소와 공동으로 장수명 가솔린 엔진오일과 연비개선형 장수명 디젤 엔진오일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자동변속기유도 개발중이다.

이와 관련해 S-OIL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는 “TS&D센터는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고품질,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과 소비자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S-OIL의 지속가능한 미래성장을 주도하는 창의적 기술 경쟁력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곳 센터 구축에는 1,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됐는데 서울 중심에 연구센터를 구축하게 된 배경과 아람코의 아낌없는 지원도 주목을 받고 있다.

S-OIL TS&D 센터는 1단계 383억원, 2단계 1,061억원 등 총 사업비 1,444억원이 투입됐다.

지상 4층 지하 2층의 연 건축 면적 3만6,700m2 규모에 기술개발 연구동을 핵심으로 첨단 연구시설이 들어섰고 사무공간, 대강당, 홍보관 등의 지원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2017년 준공된 폴리머 연구동, 윤활유 연구동과 함께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및 윤활 제품 개발, 저탄소 신에너지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R&D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서울에 TS&D센터가 들어서는 과정에는 대주주인 아람코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인재 유치가 용이한 서울에서 TS&D센터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샤힌 프로젝트의 기술 경쟁력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아람코는 기대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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