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비용도 복지정책 될 수 있다
에너지비용도 복지정책 될 수 있다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7.04.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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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기준으로 전 국민의 3.5%에 이르는 156만명이 하루 이상 단전을 경험했고 2005년 5월 기준 도시가스 사용가구의 0.8%가 공급 중단으로 고통을 받았다.

에너지비용을 지불할 수 없기 때문으로 저소득층 가구에게 혹한기 전력이나 가스의 단전을 유예하고 고효율 난방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는 정책은 그래서 의미가 매우 크다.

하지만 비단 이들만이 에너지 사용의 약자는 아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구입에 필요한 지출이 소득의 10% 이상을 넘어 서는 가구를 의미하는 에너지빈곤층은 현재 전국적으로 120만가구에 달한다.

이들 모든 가구에 정부와 에너지 공급 기업들이 나서서 전력이나 가스의 공급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들 가구에서 사용하는 최소한의 난방 에너지 비용만이라도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등유나 프로판 같은 서민용 연료의 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민 난방연료인 등유와 프로판에 요트나 골프채 같은 사치품에나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가 적용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강자들이 사용하는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에 비해 열량 대비 월등하게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영세 서민들은 값싼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을 보급받을 수 있는 권리조차 누릴 수 없다. 공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 복지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에 단전 등을 유예하고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많은 영세 서민들 스스로가 정당하게 연료비를 부담하고 삶의 경쟁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에너지 비용을 책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국회 김태년 의원이 주최한 지난달 25일의 에너지복지 관련 세미나에서 상당수 참석자들은 선진화된 에너지 복지의 실현방안으로 서민용 난방 연료의 비용부담을 낮추고 영세 도시나 농촌 등에도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 역시 등유와 프로판 등 이른바 서민용 난방 연료에 대한 부담 완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얼마전 산자부 김영주 장관은 석유가스업계 CEO들과 가진 정책토론회에서 서민 난방연료에 대한 부담 완화 입장을 공식 언급했고 이재훈 차관은 에너지복지 관련 토론회에서 저소득층의 난방비 부담 해소 방안중 하나로 서민연료 세율 인하를 거론했다.

관계부처 즉 재경부와 협의가 진행중이라는 사실도 공식 확인했다.

산자부는 등유에 부과되는 판매부과금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너지 관련 세율의 결정권한을 쥐고 있는 재경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산자부가 먼저 부과금을 인하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 극빈층에 혹한기 최소한의 난방에너지 사용을 보장하고 관련 설비를 설치해주는 것도 생색 나겠지만 서민 난방 연료비의 부담을 낮춰 120만 가구에 달하는 에너지빈곤층이 스스로의 비용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