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산업 환경변화와 신기술 대응…안전규제 합리화 대책 실행 중

기업들 청정수소·액화수소·수소모빌리티 분야 신제품과 설비 개발 활발

수소법·고압가스법 등 기준 부재에 규제특례 승인 통해 기준 마련 예정

[에너지플랫폼뉴스 정상필 기자] 기후온난화와 탄소중립 추진에 따라 수소경제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는가운데 관련 법령과 기준의 부재로 수소신기술·신사업 추진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청정수소 생산, 수소발전, 액화수소 등 수소 신기술·신사업을 빠르게 확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수소산업 환경변화와 신기술 대응 및 안전규제 합리화를 위해 정부와 가스안전공사는 산학연 전문가, 유관기관, 수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국민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해 지난 5월 ‘수소 안전관리 로드맵 2.0(이하 로드맵 2.0)’을 수립해 발표했다.

로드맵 2.0은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선제적 안전기준 개발 ▲세계 1등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 ▲안전과산업의 균형을 위한 안전관리 등 3대 전략, 10대 추진과제, 64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다.

우선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수전해·암모니아 분해 등 다양한 청정수소 생산설비에 대한 안전기준과 석탄-암모니아, LNG-수소 혼소 등 수소 발전 안전기준 및 액화수소 제품·설비 안전기준을 제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해 개발단계의 수소 제품에 대한 별도의 신속 검사체계적용, 자율안전관리 우수사업자 대상 법정검사 주기 완화 등의 안전관리 제도를 개선하고, 수소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한 수소충전소에 대한 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이밖에도 정부는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 방안과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전략 등 새로운 수소경제 정책 방향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도 청정수소 생산설비(수전해, 암모니아 분해 등), 액화수소 도입, 수소모빌리티 분야 수소 신제품 및 설비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기존 기체수소 대비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은 액화수소까지 우리 수소경제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이 신청한 규제샌드박스를 승인해 안전기준이 부재한 액화수소 ‘공급-저장-활용’단계별 실증을 추진한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극저온 상태(영하 253℃)로 냉각해 액화한 수소로,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1로 감소돼 동일 압력에서 기체수소 대비 800배의 체적에너지 밀도를 가지게 된다.

에너지밀도가 높은 액체수소는 대량 운송에 용이하고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며, 대기압 수준의 압력으로 유지할 수 있어 기체수소 대비 안전성이 우수하다.

이러한 액체수소의 장점으로 기존의 기체수소 시장에서 향후 액체수소 시장이 열릴 것을 대비해 액화수소 핵심기자재 국산 기술 선점이 중요하며, 이는 수소산업을 넘어 수소경제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액화수소 신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정부는 액화수소 안전기준이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액화수소사업 추진을 위해 액화수소 전주기에 걸친 임시 안전기준을 마련해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 7월 산업부는 2023년도 제2차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소 분야 11건에 대해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 차량용 액화수소 저장시스템 개발

현대자동차는 상용 차량용 액화수소 저장시스템 개발 후 시험용 차량에 탑재해 실제 주행시험을 통해 성능 및 안전성을 검증한다. 

▲ 현대차 액화수소 저장시스템 탑재차량 개요
▲ 현대차 액화수소 저장시스템 탑재차량 개요

현행 고압가스법상으로는 액화수소 저장탱크 및 차량용 저장시스템과 관련한 고압용기 제조 및 검사기준이 확립되지 않았으며, 액화수소 공급을 위한 시설·안전 기준도 부재해 액화수소 차량 개발이 불가하다.

현대자동차는 액화수소 차량 개발 및 실증을 위해 실증특례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자체안전관리 계획 마련 및 안전관리위원회를 통한 안전성 검증 등을 전제로 특례를 수용했다.

이번 실증을 통해 수소경제 생태계 확장과 국내외 친환경 자동차 보급확대에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액화수소를 연료로 하는 차량은 기체수소 대비 부피 저장 효율이 약 1.5배 증가해 동일 공간에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수소차 운행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운영 서비스

창원산업진흥원은 경상남도 창원 일대에 액화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하며 액화수소 플랜트 도입 본격화에 따라 수소·유통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 창원산업진흥원 액화수소충전소 실증 개요
▲ 창원산업진흥원 액화수소충전소 실증 개요

이미 구축된 기체수소 충전 공정에 액화수소 저장탱크, 기화기 등 액화수소 설비를 추가하는 충전소와 액화수소 저장탱크, 극저온 펌프 등 액화수소 설비를 신규 구축하는 두 가지 형태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창원산업진흥원은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및 운영을 위해 실증특례를 신청했고,위원회는 자체안전관리 계획 마련 및 안전관리 위원회를 통한 안전성 검증, 유형별 1개 충전소를 먼저 시범운영한 후 사업을 실시하는 것을 전제로 특례를 수용했다.

이번 과제의 실증을 통해 수소충전소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 시기에 맞춰 수소 활용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차세대 수소차 저장시스템 제작 및 충전시험

현대자동차는 차세대 수소차 개발을 위한 수소차용 저장시스템을 개발하고 충전시스템을 실증한다. 

▲ 현대자동차 차세대 차량용 저장시스템 개발 실증 개요
▲ 현대자동차 차세대 차량용 저장시스템 개발 실증 개요

현재의 수소차 저장시스템을 보완, 저장량·중량효율을 높인 수소저장시스템과 차량 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 직경 및 곡관형 형태로 공간효율을 높인 차세대 수소저장시스템을 개발 후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용 수소충전소를 활용해 수소저장시스템에 수소 충전 및 성능검증 후 별도 라인을 구축해 압력, 온도, 누설여부를 확인하며 안전하게 수소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실증할 예정이다.

규제특례위원회는 수소모빌리티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수소차용 저장시스템개발 필요성을 인정하고, 자체안전관리 계획 마련 및 안전관리 위원회를 통한 안전성 검증 등을 전제로 특례를 승인했다.

이번 실증을 통해 차세대 수소차 저장시스템 기술 성장과 더불어 향후 수소모빌리티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 PEM 수전해 설비 활용 제조식 수소충전소 구축

두산퓨얼셀은 고분자 전해질막(PEM)방식을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를 바로 충전할 수 있는 제조식(Onsite)수소충전소를 운영하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 두산퓨얼셀 고문자전해질막(PEM) 수전해설비 활용 제조식 수소충전소 개념도
▲ 두산퓨얼셀 고문자전해질막(PEM) 수전해설비 활용 제조식 수소충전소 개념도

현행 고압가스법 상 수전해 설비내 고압스택은 압력용기로 분류돼 파열시험 등의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고분자 전해질막 스택의 구조·재료 특성 상 압력용기 파열시험의 통과가 어려워 해당 수전해 설비 도입·운영이 곤란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는 고분자전해질막의 경우 내압시험만 실시하고 있는데, 국내는 내압시험과 파열시험을 모두 실시해야 한다.

두산퓨얼셀은 스택의 고압가스법 상 안전검사 적용 유예에 대한 실증특례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고압스택의 특성을 반영한 전용 안전기준 마련 필요성 등을 고려해 수전해설비 안전성 확보, 고압스택에 대해 안전성확보를 위한 실증기준 마련,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안전성 검증 등을 조건으로 특례를 승인했다.

이번 과제의 실증을 통해 재생에너지와 연계성이 높은 수전해 시스템을 활성화해 그린수소 생산율을 높이고 탄소저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안전규제가 기업들의 신속한 수소사업 추진을 지연시키는 걸림돌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안전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수소경제와 수소산업 선도국가로 도약을 위한 주춧돌”이라며 “공사는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안전관리와 동시에 규제개선을 통한 사업자 지원을 강화해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탄탄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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