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글로벌 석유 수요 역대 최고, 유럽 조차 0.9% 증가

BP ‘2012~2022년 사이 세계 석유 수요 연평균 0.9% 늘어’

세계 천연가스 소비도 연 평균 1.7% 증가, 중국·인도 등이 주도

유럽 등 환경 선진국들은 탈석탄을 주창하고 있고 전기차로 대표되는 무공해차로 100% 전환하자며 세계 주요국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고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며 궁극에는 탄소중립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중국, 인도 등 향후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도상국들이 세계 화석연료 증가를 견인중이다.

본 지는 창간 26주년 기획으로 세계 화석연료 소비 추이와 전망, 에너지 안보와 화석 자원 개발간 상관 관계 등을 3회에 걸쳐 연재 보도한다.

√ ⓵ 화석연료 수요,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 

⓶ 우리나라 화석연료 소비와 향후 전망

⓷ 화석 자원 개발 없는 에너지 안보 가능한가

[에너지플랫폼뉴스 김신 기자]지난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UN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에 뜻을 모았다.

OECD 일부 국가들은 자국 내 모든 석탄발전설비를 폐지하는 취지의 ‘탈석탄동맹’까지 맺을 만큼 이산화탄소 최대 단일 배출원인 석탄 퇴출 의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지난 해 세계 석탄 수요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2022년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83억 톤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발전, 산업 부문 석탄 수요 증가 때문이다.

글로벌 탄소 저감을 주도중인 유럽 조차 지난 해 석탄 소비가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심각한 천연가스 수급 불안을 겪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0.9%가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석탄 소비의 2/3를 차지했던 중국과 인도는 올해 점유율이 70%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 중국과 인도는 향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석탄 의존을 줄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2021년 11월 열린 COP26에서 인도 Bhupender Yadav 환경부 장관은 ‘개도국들이 석탄과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개도국들은 여전히 빈곤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석탄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지난 해 전 세계 석탄발전량의 52.3%에 해당되는 5,397 TWh를 중국이 차지했다는 BP 분석을 감안하면 중국 역시 석탄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중국·인도, 2012년 이후 연평균 3% 넘는 석유 소비 증가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인 BP의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23’에 따르면 2012년 이후 2022년 까지 전 세계 석유 수요는 연평균 0.9%가 늘었다.

2012년 하루 평균 8,866만 배럴을 소비하던 것이 지난 해에는 9,730만 배럴로 증가했는데 올해 석유 수요는 팬데믹 이전의 9,795만 배럴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온실가스 저감을 주도하는 유럽 등의 석유 소비는 줄었는데 아시아와 인도, 아프리카 대륙 등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은 2012년 이후 연평균 3.6%의 석유 소비 증가율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인도도 매년 3.5%씩 석유 소비가 늘었고 아프리카 대륙은 1.5%가 증가했다.

반면 유럽 석유 소비는 0.3%가 감소했다.

천연가스도 비슷한 양상이다.

2012년 이후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는 연평균 1.7% 증가한 반면 유럽 수요는 1.3%가 감소했다.

반면 중국 가스 소비는 매년 9.6%가 증가중이고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3.5%, 중동이 3.2%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비OECD 국가 중심 화석연료 소비 견인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퇴출 압박과 전기 에너지로의 전환 추세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지난 해 발간한 ‘World Oil Outlook 2045’에 따르면 2021년의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9,690만 배럴인데 2045년 수요는 1억 980만 배럴까지 늘어난다.

OPEC 예측대로라면 2021년 이후 2045년 사이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1,300만 배럴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구간별로는 2021년 이후 2025년까지 연평균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이 하루 평균 210만 배럴에 달하고 2025~2030년에는 60만 배럴, 2030~2035년에도 20만 배럴이 늘어난다.

2025년 이후 석유 수요 증가폭은 줄어 들지만 전체 총량은 2045년까지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이 OPEC 분석이다.

OPEC 보다는 보수적이지만 국제에너지기구 IEA도 석유 수요 증가에 힘을 실고 있다.

지난 6월 발표한 ‘2028년까지의 석유 중기 전망(Oil 2023, Analysis and forecast to 2028)’에서 IEA는 2028년 세계 석유 수요는 2022년 보다 하루 590만 배럴 늘어난 1억570만 배럴에 달하고 2030년에는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자동차 연비 개선과 전기차 보급 확대로 휘발유, 경유 같은 도로 수송 분야 석유 수요는 2025년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이후 감소세로 전환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항공유 같은 중간 유분과 석유화학용 나프타 생산 중심으로 석유 수요의 구조적 이동이 이뤄진다.

OPEC과 IEA 분석의 공통점은 인구 대국이자 신흥경제국인 중국, 인도를 포함한 비OPEC 국가들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점이다.

IEA는 수송부문 전기에너지 전환 속도가 빠른 OECD 국가의 석유 수요가 올해 정점에 도달해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고 세계 석유 수요 증가 대부분은 중국, 인도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역시 OECD 석유 수요가 2021년에서 2045년 사이 하루 평균 약 1,100만 배럴 줄어 들지만 비OECD는 2,3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비OECD 국가들이 유럽 등 OECD 국가에서 줄어든 석유 수요를 상쇄하며 세계 수요 증가를 이끄는 셈인데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 소비 모든 부분에서 비슷한 추세가 전망되고 있어 지구의 탈화석연료는 상당 기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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