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유럽 승용차 판매량 4.6% 감소, LPG차는 13.7% 증가

배출가스저감지역(ZBE) 지정, LPG차 친환경차 분류해 운행제한 제외

다양한 LPG 신차 출시에 판매량 증가, 노후차량 LPG 전환도 증가해

확대 지향하던 국내 LPG차 보급정책 후퇴…일관성 있는 정책 유지해야

▲ 스페인 한 주유소에 설치된 LPG 충전기를 통해 LPG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 스페인 한 주유소에 설치된 LPG 충전기(Auto Gas)를 통해 LPG차가 충전하고 있는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정상필 기자] 지난해 유럽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한 가운데 LPG 등 대체연료차 판매량은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 26개국의 2022년 승용차 판매량은 925만 7,208대로 전년 동기 판매량 970만 885대보다 4.6% 감소했다.

유종별 판매량은 가솔린차가 337만 1,153대로 전년 대비 12,8% 줄었고 디젤차는 152만 2,686대로 전년 대비 19.7% 감소했다

반면 LPG, E85(바이오에탄올)등 대체연료차 판매량은 25만 7,458대로 전년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의 4대 자동차 시장인 이탈리아(10.5%), 스페인(12.6%), 프랑스(20%), 독일(48.3%)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 유럽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이처럼 유럽 각국에서 LPG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이유는 LPG차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지정하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LPG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LPG차 유럽 판매량
▲LPG차 유럽 판매량

EU는 지난 2014년 대체연료지침(Directive)을 통해 LPG를 대체연료로 지정하고 LPG차 보급확대 및 인프라 설치 권고안을 제시했다.

2017년 7월 유럽위원회는 ‘FIT FOR 55' 관련 13개 법안 개정안’에서 대체연료 기반 시설 배치에 대한 지침(Directive)을 규정(Regulation)으로 변경하면서 법적 구속력을 강화했다.

유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럽 각국은 배출가스저감지역(ZBE) 지정을 통해 ‘유로4’ 이하 노후차량의 도심권 진입을 제한 하고 있으며, LPG차량은 친환경차로 분류해 운행제한을 제외하고 있다.

◇ 이탈리아, 배출가스 배출량에 따라 보조금 지원

지난 1950년대 세계 최초로 LPG차를 상용화한 이탈리아는 LPG차 보급을 위해 세제 혜택, 보조금 지원, 운행제한 제외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정부는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량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하는 에코보너스(ECOBONUS)를 통해 유로4 이하 노후차를 폐차하고 LPG차 구매 시 대당 2,000유로(한화 286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이탈리아 정부 지원에 힘입어 이탈리아 내수 LPG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자동차산업협회(ANFIA)에 따르면 2022년 이탈리아 LPG차 판매량은 11만 8,791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

▲기아 이탈리아 스포티지 LPG하이브리드
▲기아 이탈리아 스포티지 LPG하이브리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2022년 이탈리아 자동차 판매량이 131만 6,702대로 전년대비 9.7% 감소한 반면에 경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에게 LPG가 인기를 얻으며 LPG차 판매량이 10.2%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에코 보너스 예산 규모를 1억5000만유로(한화 2,055억원)로 책정, 유로4이하 노후차를 폐차하고 LPG차 구매 시 2,000유로(한화 274만원)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이탈리아는 친환경차 의무구매 대상 차종에 LPG-가솔린 바이퓨얼 차량을 포함하고, 노후차량의 LPG차 연료전환시에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 스페인, 배출가스저감지역 운행제한 LPG차 제외

스페인 정부는 도심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인구 5만명 이상 149개 도시에 배출가스저감지역(ZBE) 지정을 의무화했다.

교통국(DGT)의 자동차 배출가스 C등급 이하 차량은 ZBE구역 진입이 제한되는데, LPG차는 진입 제한에서 제외됐다.

이후 대체연료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LPG차를 찾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특히 LPG차는 가솔린차보다 연료비를 최대 40% 이상 절약할 수 있어 운전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프랑스, 경제성·정부지원정책에 LPG차 51% 증가

프랑스는 2022년 LPG차 판매량이 6만 9,940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51% 증가 했다.

프랑스LPG협회에 따르면 프랑스의 LPG차 판매량은 2020년 1만 6,586대, 2021년 4만 6,420대, 2022년 6만 9,940대 를 기록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LPG차 판매량 증가에 따라 지난해 LPG 소비량 또한 전년대비 68.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LPG차 판매가 증가한 이유는 LPG 차종 확대와 경제성, 정부의 지원 정책을 꼽을 수 있다.

전통적인 LPG차 제조사인 르노그룹의 클리오(Clio), 캡쳐(Captur)외에도 자회사 다치아 또한 모든 차종에 LPG모델을 출시 하고 있으며 많은 자동차제조사들이 포트 폴리오에 LPG모델을 추가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LPG 평균가격은 0.89유로(한화 1,215원)로 2유로를 넘어서는 가솔린과 디젤에 비해 높은 경제성을 확보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자동차배출가스 등급제에서 LPG차는 등록연도와 상관없이 1등 급으로 분류해 배출가스저감지역(ZFE)운행 제한 제외와 등록세 무료, 무료 주차, 부가세 환급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 일관성있는 LPG차 지원정책 요구돼

이처럼 유럽에서는 LPG차의 청정 성능을 인정해 다양한 보급 장려책을 통해 LPG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한 때 세계 최대 LPG차 운행국가였던 우리나라는 LPG차 보급확대정책에서 후퇴해 노후 경유차의 LPG 전환 지원을 없애고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홀대 정책으로 유럽 주요 국가들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LPG차 신차 판매량과 점유율(한국자동차산업협회)
▲LPG차 신차 판매량과 점유율(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지난해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190만 4,860대로 전년 대비 2.1%인 4만 814대가 감소했다.

LPG 신차 판매량도 감소해 2022년 LPG차 판매량은 8만 4,900대로 전년 대비 19%인 1만 9,856대가 감소했으며, LPG차 점유율도 6.1%로 전년도 7.3% 대비 1.2%p 줄었다.

도심 대기환경을 개선하고 전기·수소차 전환의 브릿지 연료로 경유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정한 LPG차 보급을 확대하겠다던 정부가 LPG차 전환 구매보조금 축소 등 정책을 급 선회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이에 대해 LPG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이 급선회 하면서 LPG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며  “유럽 등은 전기차 확대를 유도하면서도 수송 에너지의 다양성을 고려해 LPG나 하이브리드차 등 저공해 내연기관차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일관성 있는 정책 유지와 브릿지 연료로서 LPG차의 역할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LPG차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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