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가스협회 안전솔루션실 김범수 실장]

▲ 한국도시가스협회 안전솔루션실 김범수 실장
▲ 한국도시가스협회 안전솔루션실 김범수 실장

비파괴검사(NDT, Non Destructive Testing)는 재료를 파괴하지 않고 제품의 결함 유무, 제품성능 등 종합적인 건전성 상태를 조사하여 사용하기 전에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검사방법이다. 현재 비파괴검사는 발전설비, 플랜트, 항공, 철도, 조선, 자동차,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 산업 전반에서 활용하고 있는 비파괴검사 방법 중, 방사선투과검사(RT, Radiography Test)는 최근 5년 평균 37.8%(한국비파괴검사협회 실태조사 보고서 인용)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가스 PLP배관(피복강관) 용접부의 비파괴검사도 대부분 RT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조선, 플랜트 분야 등 RT 활용도(일일 작업량 초과)가 매우 높은 산업은, 비파괴검사 작업 종사자의 과 피폭 및 피폭에 의한 사망 등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방사선 피폭에 의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2014년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원자력안전법령을 대폭 강화하였고, 도시가스 분야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발주자(도시가스사)에게는 안전한 작업환경 제공 의무화(차폐체 제공), 작업장 개설신고 및 일일 적정 작업량 보고 및 준수, 명령 불이행 시 방사선투과검사 작업 중지 명령 등이 행하여졌다.

또한 고정 차폐된 사용시설(RT Room) 이외에서 방사선투과검사를 실시할 경우, 사용되는 장비의 세기 기준을 변경[Ir-192 0.74TBq(20Ci)에 상응하는 방사성동위원소만을 사용]하였고, 고정 설치된 방사선 차폐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작업장 종사자에 대해서는 방사선 관리구역(10μ㏜/h 초과) 설정 및 일반인은 방사선 감시구역(1μ㏜/h 초과)을 설정하는 초강력 규제를 도입하였다.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여 비파괴검사 작업장 종사자와 일반인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제도개선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제도개선 이후 약 7년이 경과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그동안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수차례에 걸친 차폐체 고안(Field Test), 방사선 선원 변경, 안전 매뉴얼 수립 등 강화된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파괴검사업체(안전관리자 선임) 연간 단가의 대폭 상승, 수십㎏에 달하는 납 차폐체로 인한 작업 효율성 저하 등 제도개선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속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방사선투과검사의 대안으로 그 우수성이 부각되고 있는 위상배열초음파검사(PAUT, Phased Array Ultrasonic Testing)라고 본다. PAUT는 하나의 탐촉자 내에 여러개의 진동자(Element)가 일렬로 배치된 위상배열탐촉자(Phased Array Probe)를 사용한다.

한 방향으로 퍼지면서 전파되는 단일 진동자 탐촉자를 사용하여 검사하는 일반초음파검사와는 달리 초음파 빔각도나 집속위치를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위상배열탐촉자를 사용하여, 검사하는 위상배열초음파검사는 일반초음파검사에서 검출하기 어려운 빔의 전파방향과 다른방향으로 놓인 균열이나 빔축에서 벗어난 균열들을 검출할 수 있다.

지난 2021년 3월~9월까지 약 6개월간 ㈜부산도시가스에서는 실제 도시가스배관 공사 현장에서 신규로 매설 후 용접한 배관 관경 100A, 150A, 300A를 대상으로 임의로 결함을 제작하여, RT와 PAUT의 신뢰성을 비교 검증하였다.

필드 테스트 결과, 불합격 결함 대상에 대해서는 RT와 PAUT 모두 동일하게 불합격 결함이 검출되었기에, 불합격 대상에 대한 검증기법으로는 둘 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RT는 체적결함(기공) 검출이 우수하며, PAUT는 면상결함(융합불량, 용입부족) 검출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였다. 면상결함은 미세한 경우라도 배관 용접부의 Crack 등 위험성이 커서 심각한 결함으로 판정됨에 따라, 면상결함 검출이 우수한 PAUT 판독기법이 신속히 도입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도출하였다.

방사선 피폭에 대한 위해요인을 원천 차단함에 따라, 작업자 및 공사장 주변 관계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도시가스배관 300A 2point 기준으로 검사시간을 비교하였을 때, RT(60분 소요)에 비해 PAUT는 탐측시간이 20분밖에 소요되지 않아 40분가량 절감되었다.

또한 RT 검사 시 검사 구역 주변으로 모든 접근이 통제됨에 따라 전면 작업중지를 해야 하지만, PAUT는 검사 구역 근거리 내 접근 및 다른 작업이 가능함에 따라 업무 효율성이 좋았다.

에너지 유관 산업인 열 배관의 경우, 2015년 3월 배관 두께 8㎜ 이상에서는 PAUT 기준을 도입하였으며, 현재는 배관 두께 6㎜ 이상에 대해서도 적용하고 있다. 2022년 9월 한국가스공사는 당진 제5 LNG 생산기지 저장탱크에 대한 비파괴검사 기술용역에 처음으로 저장탱크 본체에 대한 위상배열초음파 검사가 도입되었다.

PAUT는 방사선 대신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검사방식으로 공기단축에 의한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RT보다 우수한 품질확보, 검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 등 장점이 많은 선진화된 검사기법이다.

4차산업 시대에 맞게 비파괴검사 산업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라 생각되며,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도 가스 분야에 대한 PAUT 도입 관련,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연구‧검토 과정에 있지만, 조기 도입을 위한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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