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화물연대 파업 현장 마다 등장하는 익숙한 구호이다.

물류는 국가 경제와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하는데 그 흐름을 막아 ‘경화(硬化)’ 시킨다는 의미이니 섬뜩하다.

안전운임제 이슈로 대대적인 파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화물연대가 석유를 수송하는 탱크로리 운행의 전면 중단 그리고 파업 참여 탱크로리에 기름을 가득 채우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을 탱크로리에 채우고 멈춰 세워 ‘주유소 기름을 동내라’는 지침을 탱크로리 조합원들에게 내렸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역시 섬뜩한 일이다.

탱크로리 운전자들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이들이 일선에 공급될 석유제품을 싣고 운행을 멈추게 되면 물류가 멈추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의 발도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안전운임제’는 적정 수준의 운임을 정부가 보장해 화물차 운전자의 과로와 과속, 과적 등을 줄일 수 있고 개인 화물차 사업자의 사회적 처우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제도인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탱크로리 등 화물차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볼 이유는 충분하다.

현재 일몰제로 운영되며 매 시기 마다 연장 여부가 재논의되는 것도 법 개정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그 과정에는 국민, 소비자와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공감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화물차 운행을 중단해 물류를 멈추고 시중의 기름을 동내 세상이 바뀌기 전에 국민 마음이 식어 버리고 흐름이 막힌 경화(硬化) 때문에 세상이 아예 멈추는 것이 아닐지 걱정스럽다.

극단적인 캐치프레이즈와 시행 지침만으로도 세상은 이미 경화(硬化)되고 있는데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국민 그리고 소비자의 마음을 바꾸고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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