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2021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까지 수송에너지 전환에 따라 주유소 1개소당 평균 30% 이상 영업 손실이 발생하며 2019년 기준 전체 주유소의 74%인 약 8,500개소가 퇴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새정부 대선 공약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등록을 2035년부터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유소업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적인 주유소 입지 네트워크는 시장경쟁을 통해 이용자의 편의성, 교통·물류 접근성 측면에서 검증되고 경쟁력을 확보한 부지이다.

즉 내연기관 주유 뿐만 아니라 최근 확충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와 도심내 소규모 분산 발전의 거점으로 활용하기에도 최적화된 에너지공급 네트워크인 것이다.

또한 국내 주유소 사업자와 관련 종사자 규모가 4만3,000여명이고 특히 대표적인 노인 및 사회취약계층 일자리임을 고려하면 일자리 측면에서도 사회적 기여도가 높다.

생활속 에너지공급망이자 일자리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주유소가 탄소중립이라는 흐름 속에 경영난으로 사라지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은 주유소가 저탄소 산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주유소에서 친환경차 충전과 태양광, 연료전지를 활용한 분산발전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탄소중립 사회 구현을 위한 노력에 전통에너지 인프라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주유소가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한계에 다다른 주유소 사업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고, 국민들은 생활권 내에서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친환경차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윈-윈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아직까지 규제로 인해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주유소에는 태양광발전설비, 전기차충전설비, 수소차충전설비가 모두 설치 가능한데 이 설비들 역시 과거에는 모두 설치가 불가능했으나 시대의 필요에 따라 설치 가능한 설비 목록에 추가된 것이다.

연료전지 설비는 지난 15년간 국내외의 사고사례가 단 한건도 없을 정도로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주유소에 설치할 수 있도록 조속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자발적으로 전환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환 비용 지원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유소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주유소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의 첨병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관심과 주유소 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소외 없는 공정한 전환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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