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싱보일러를 수출 전략화하겠다던 정부의 시도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산자부는 ‘고효율 친환경 가정용 콘덴싱 가스보일러 개발’을 중기거점과제로 선정하고 향후 5년간 150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추진중이지만 각 생산사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삐걱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콘덴싱 가스보일러 개발 사업은 한국기계연구원이 주관해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및 요소부품 개발’과 ‘고효율 저공해 연소장치 개발’, ‘고효율 응축형 열교환장치개발’, ‘CE 인증용 성능평가 시스템 개발’등 4개의 과제가 추진될 계획이었는데 이중 마지막 과제는 제외됐고 연구 기간도 3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당연히 연구비도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수출전략적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도 탄력을 받지 못하는데는 해당 업계의 과도한 경쟁 심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보일러 생산사 관계자는 정부의 연구개발과정에서 콘덴싱보일러 생산사들의 정보 교환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와 같은 경쟁구도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생산사 관계자는 “정부가 설정한 연구비나 연구기간이 업계 입장에서는 낭비 요소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당초 책정된 총 150억원의 사업비중 정부가 100억원을 지원하게 되는데도 나머지 50억원에 대한 비용부담을 호소하는 업체도 있다.

콘덴싱보일러의 기술 우의를 확보하고 생산사와 국가적인 수출경쟁력을 마련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도 결국은 해당 기업들의 방관이나 무관심 또는 과도한 경쟁 의식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6곳의 보일러 생산사들이 심각한 출혈경쟁에 내몰려 있는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공동의 연구를 제안한 것이 정부의 실수였다면 100억원의 국가 예산을 지원하면서까지 관련 산업 전체의 수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정부의 성의를 외면한 것은 생산사들의 책임이 크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살고 같이 잘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네가 잘 돼서는 안된다는 생산사들을 지켜보면서 갑갑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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