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원료`LNG 열조용 등 틈새시장 침투

▲ 대부분의 에너지가 난방취사용과 차량 연료 두가지 정도로 쓰이는 것과 달리 LPG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에너지 팔방미인이다
- 친환경`고열량 특성 살리면 새로운 분야 보여 -

1959년 일부 부유층이 취사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LPG(액화석유가스)가 어느새 연간소비량 9000만 배럴을 훌쩍 넘는 중요한 국민연료로 자리매김 했다.

LPG산업은 2000년대 들어 성장에 한계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최근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을 받으며 확고한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산자부의 LPG소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LPG소비는 9168만8000배럴로 전년 대비 3.6%가 신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자부의 석유소비동향에 따르면 올해 국내 LPG 소비는 가정용 등 일부 분야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수송용 소비증가에 힘입어 올해는 지난해 보다 0.4% 정도 늘어난 9211만7000배럴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부탄 소비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관측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수송용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경유 가격을 인상하고 LPG가격은 인하하는 제2차에너지세제개편이 완성되면서 부탄 시장에서의 안전판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탄 시장의 기저 물량인 LPG택시 수요도 지난 7월 ‘경유택시에는 유가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건교부의 지침이 마련되면서 택시 시장을 경유에 빼앗긴다는 우려도 사라졌다.

2005년, 2006년을 기점으로 굵직굵직한 업계 현안을 해결하면서 LPG업계는 일단 발등의 불을 꺼 놓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에너지 시장을 살펴보면 LPG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수송용 시장에서는 휘발유, 경유 등 일반 석유류는 물론이고 천연가스, 바이오디젤 등 신재생 에너지와의 경쟁에서 LPG의 수요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석유류와의 경쟁에서 LPG는 친환경 연료라는 이미지에 힘입어 정부 정책적 지원을 이끌어 성장해 왔다.

LPG업계가 역량을 기울여 성공시킨 제2차에너지세제 개편은 경유는 오염물질 배출 주범이라고 몰아붙이고 LPG의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만들어낸 대표적인 정책성과물이다.

그러나 LPG의 친환경 이미지로 무언가를 얻어내는 것이 앞으로는 쉽지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환경정책 강화와 정유사의 탈황설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경유는 오염물질 배출 주범이라는 악명을 벗어나가고 있다.

바이오디젤의 출시 역시 경유의 나쁜 이미지 탈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LPG의 친환경성 부각이 어려워 진다는 얘기다.

천연가스, 바이오에탄올은 청정연료면에서 LPG의 입지를 좁혀 들어갈 수 있다. 천연가스 버스는 충전인프라 문제로 보급 확대에 제약이 따르고 있지만 운행 대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올해 1만대를 돌파한 천연가스 버스는 환경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에 힘입어 향후 전망도 밝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탄 시장 유지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경쟁연료로부터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전재완 연구위원은 “현재 운행되고 있는 LPG차가 있어 당분간 부탄시장의 급격한 위축은 없겠지만 택시에 버금가는 새로운 기저 소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충고했다.

그나마 부탄시장은 프로판 시장에 비해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LPG시장을 주도했던 프로판은 지난 2001년 부탄에 자리를 내주고 LPG업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에 시장의 성장으로 설자리를 잃어 가면서 프로판 시장의 위기감이 조성된지는 오래된 일이다.

그나마 프로판이 주도하던 강원도와 제주 시장도 도시가스 보급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프로판 시장에 불어올 역풍도 상당한 압력이 되고 있다.

게다가 낙후된 유통시스템은 프로판 시장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LPG업계에서는 신규 수요 창출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LPG업계는 LPG의 장점과 특성을 살려 사용 용도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사실 LPG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연료가 드물다.

대부분의 에너지가 난방취사용과 차량 연료 두가지 정도로 쓰이는 것과 달리 LPG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팔방미인이다.

프로판은 일반 가정용 취사 난방용과 대규모 산업시설의 가열로 등에서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산업현장에서 용단절단용, 광휘처리용(공기중에서 철을 열처리하면 표면이 산화되고 변색되는데 이를 막기위해 열처리 과정) 등의 용도로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장품, 살충제, 의약품 캔에 넣어 분사 압력을 얻기 위한 특수용도로도 사용된다.

부탄은 대부분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고 있지만 케비넷히터나 이동식부탄연소기에 사용되는 부탄캔 연료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외에도 LPG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 LPG수입사는 부탄 수요 창출을 위해 LPG차 관련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LPLi엔진이 장착된 뉴카렌스
LPG수입사 SK가스는 LPG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지난 91년도 (주)효성에 LPG를 납품하기 시작해 현재 5군데 석유화학사에 LPG를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주)효성과 태광산업(주)에서는 프로판을 프로필렌제조용 원료로 사용하고 있고 삼성정밀화학(주)는 비료제조용으로 부탄을 사용하고 있다.

또 코리아티피지(주)와 용산화학(주)에서는 무수알레인산제조용으로 부탄을 원료로 선택했다.

SK가스는 석유화학용 LPG사업을 E1에는 없는 단독사업으로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LPG가격과 대체 원료의 가격 흐름에 따라 업황이 좌우되는 한계가 있지만 회사의 판매량 증가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가스에서 석유화학사로 공급하는 LPG는 연간 70만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 194만3000톤의 30%를 상회하는 수치다.

E1은 GS칼텍스가 여수 화학단지에 알킬레이션 제조 공장을 완공하면서 올해부터 부탄을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알킬레이션 공장은 부탄을 원료로 휘발성 유기물질(VOC)을 획기적으로 줄인 초저황(30ppm 이하), 고옥탄가(옥탄가 97 이상)의 알킬레이트를 만드는 시설인데 E1은 지난해 연말 GS칼텍스와 연간 27만3300톤의 부탄을 공급을 체결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수출, 내수 포함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의 10% 수준인 1,762억원 정도다. 회사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수준이다.

LNG열조용으로 공급되는 LPG도 사용 용도 확대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과 광양터미널을 통해 LNG를 직도입하고 있는 POSCO에 열조용 LPG가 사용되고 있다.

동해가스전 생산 LNG는 평균 열량이 9715Kcal/㎥이며 POSCO가 인도네시아를 통해 도입하는 LNG는 9700~9800Kcal/㎥의 열량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열조용 LPG는 LPG수입사가 양분하고 있는데 동해가스전 2만2000톤, POSCO 5만여톤 정도가 연간 사용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에서는 평균열량이 낮은 LNG 도입을 앞두고 열조 설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도입될 것으로 알려진 사할린산과 예멘산은 모두 국내에서 현재 사용되는 LNG에 비해 열량에 낮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에서 도입하는 LNG는 평균1만500Kcal 수준이지만 사할린산과 예멘산은 1만300Kcal±100Kcal/㎥의 저열량이다.

열량이 낮은 LNG를 도시가스사나 산업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열량을 끌어올려 일정하게 맞추는 작업이 필요한데 여기에 LPG가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앞으로 사용한 열조용 LPG는 연간 10만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신규 수요 창출이라는 의미와 LNG와 LPG의 상생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LPG업계의 기대가 매우 큰 것이다.

LPG를 LNG를 열조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은 지난 2004년 11월 산자부가 발표한 ‘LPG-LNG 균형발전 방안’에서도 LPG시장 발전을 위한 아이템으로 제시된 바 있다.

균형발전 방안에는 LNG의 안정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수급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동절기 또는 비상시에 LNG에 LPG를 혼합해 공급하는 Peak Shaving System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돼 있다.

이미 이웃 일본에서는 도시가스의 열량 균일화를 위해 LPG와 LNG의 혼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PG충전업계에서는 신규 수요 창출 방안으로 차세대 청정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DME를 혼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DME를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프로판, 부탄 할 것없이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청정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LP가스공업협회는 지난해 ‘DME도입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해 이론적 타당성을 알아보고 최근에는 가스공사와 손을 잡고 국내 유통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LP가스공업협회는 이달 4일에서 8일까지 가스공사와 산자부 관계자와 시찰단을 구성해 중국을 방문해 DME 사용 실태를 조사를 했다.

중국 현지시찰을 계기로 충전업계의 DME 혼합사업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PG차 연구개발도 LPG수요 창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LPG업계는 LPG차 시장을 유지하고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LPG차와 관련한 연구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구 개발활동은 지난 2003년 9월 LPG수입사가 설립한 대한LPG산업환경협회를 구심점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대한LPG산업환경협회는 지난 2004년 7월부터 2005년 1월 까지 고려대에 ‘ULEV LPLi 시스템 기술개발’을 실시해 오는 2007년 6월부터 초저공해(ULEV, Ultra-Low Emission Vehicles)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LPLi 시스템의 기술기반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올 4월 출시된 기아 LPG차 뉴카렌스 제작에 접목돼 기존 믹서 방식에 비해 연비, 출력, 겨울철 냉시동성 문제 해소에 기여했다.

LPG차 연구개발은 환경부 정책에 힘을 얻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Eco-STAR 프로젝트로 현대차와(S)ULEV 수준 LPLi 승용/승합 제작차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GM대우와는 (S)ULEV 수준 기체분사LPG승용차 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LPG업계와 계명대가 착수한 경유 청소차 LPG개조연구는 환경부의 정책과 함께 최근 들어 부탄 수요 진작에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2000년 대구시 청소차 100여대 개조로 출발한 이 사업은 2003년 서울시 시범 사업을 통해 관심을 끌기 시작했으며 수도권대기환경개선법 제정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2004년도에는 환경부, 서울시 등 수도권 지자체에서 운행중인 관용 경유 차량 1233대가 LPG차로 개조됐으며 2005년도에는 일반인 경유차량 6650대가 LPG차로 개조됐다.

환경부는 올해 대략 1만7000대의 경유차가 LPG차로 개조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8월 말 현재 1만1322대의 경유차를 LPG차로 개조한 상황이어서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LPG개조사업자와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2만여대의 경유차가 LPG차로 개조될 경우 연간 1억리터가 넘는 부탄 신규 수요가 발생, 800억원 정도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부탄 시장 활성화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이다.

LPG차종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한 편이다.

LPG수입사는 고려대에 발주한 1톤 LPLi 화물차 개발연구를 통해 LPLi 기술의 소형화물차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최근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Eco-star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ULEV 수준 소형 LPLi화물차 개발’ 연구는 현대/기아차와 대한LPG산업환경협회가 공동으로 참여해 2008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산자부의 에특회계 예산과 관련 업계가 메칭펀드로 자금을 투입하는 중소형 LPG상용차 기술개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2.5톤급 개발을 목표로 했으나 완성차 업체의 참여를 이끌지 못해 결국 중대형 4.5톤급 차량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케이스다.

4.5톤급 차량이 상용화된다면 대형차 시장에서 LPG 수요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러나 4.5톤급 LPG차 개발은 여러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할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LPG수입사는 천연가스 차량이 주도하고 있는 버스 시장 진입을 위해 한국기계연구원을 통해 세계 최초로 저공해 LPG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해 역량을 기울여왔지만 수포로 돌아간 아픈 경험이 있다.

결과적으로 대형차 시장에서 천연가스 버스를 지원하고 있는 환경부의 입맛에 맞지 않아 상처만 남은 소모전으로 끝난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천연가스 차량 역시 기존 대형차에서 점점 규모를 축소해 라인업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LPG업계의 대형차 시장 진입을 위한 시도 역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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