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이달 초 영국 런던에 때 아닌 주유 대란이 일어났다.

주유소마다 판매할 기름이 없어 문을 닫는 주유소가 속출한 것이다.

이번 영국의 주유 대란은 기름이 부족해 일어난 것이 아니고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발생한 사건이다.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트럭 운전기사 중 많은 수가 동유럽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였다.

하지만 영국이 지난해 1월 유럽연합 탈퇴를 공식화한 브렉시트 시행 후 외국인 트럭운전기사들이 비자문제로 영국을 떠나야 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트럭 운전기사 인력난은 더욱 가중됐다.

기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수송할 트럭 운전기사가 부족해 20%가 넘는 주유소가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발생한 주유 대란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생소한 이유지만 영국의 주유대란 소식은 최근 친환경 수송연료 전환이나 탄소중립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 세계적인 수송용 연료전환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 연료 퇴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펼쳐지면서 전기차와 수소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각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 업종인 석유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새로운 광구 개발에 대한 신규 투자가 감소하면서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불을 넘어 200불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모델로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은 ‘제로’가 된다.

수송 부문에서 전기・수소차 보급률을 97%까지 올려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사실상 2050년이면 내연기관차 퇴출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그 사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주유 대란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기간산업인 석유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기까지 기한이 정해진 것이다.

결국 정유사들은 투자를 줄이고, 관련 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문득 영국에서 운전기사가 없어 기름을 공급받지 못해 주유소가 문을 닫듯이 멀지않은 미래 정유사가 생산량 감축으로 석유가 부족해 주유소에 기름이 공급되지 않아 문을 닫는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주유소를 미래 에너지 공급처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발표됐다.

미래에 대한 준비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허덕이고 있는 주유소들로서는 오늘이 아닌 내일에 대한 투자 자체가 힘겨운 상황이다.

구호뿐인 주장이 아니라 주유소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준비할 수 있도록 경쟁만 유도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미래 에너지 공급처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직접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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