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DA(삼다) 미래 도시, 국토부 주관 스마트시티 챌린지 선정

충전, 짐 보관, 라스트마일모빌리티·드론 딜러버리 거점 등 접목

마트 등 활용 생활 밀착형·마을 연계 커뮤니티 타운형 허브도 구축

스마트허브 기반 에너지 공유·거래 허용, 재생발전 출력제한 해소 기대

국비 등 220억 투입해 본 사업 추진, 노후 도시 재생·성장 모델 제시할 것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제주도 박찬혁 스마트시티·드론팀장

제주도는 광역 단체 중 최초로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내연기관차를 전기·수소차 같은 그린 모빌리티로 전환하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FI, Carbon Free Island) 2030’ 로드맵을 실천중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내연기관차 퇴출로 주유·LPG 충전소 같은 화석연료 판매 업소 상당수가 문을 닫는 수순을 밟아야 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의 계통 연계 한계로 풍력발전 가동을 멈추는 출력제한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스마트시티(Smart City)’ 사업과 연계한 도심내 ‘스마트허브(Smart Hub)’를 구축해 CFI 2030 추진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 박찬혁 스마트시티·드론팀장을 만나 스마트시티 추진 방향 등을 들어 봤다.

▲ 제주도가 모색하는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인지.

- 스마트시티는 최첨단 ICT 기술을 이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도시 환경, 에너지, 교통을 스마트화하고 제주도 경제의 한 축인 농업 문제도 연계시키게 된다.

도로를 예로 들면 ICT 기술을 활용해 우회도로처럼 기존에는 활용도가 떨어졌던 주행 구간으로 차량을 분산시켜 교통 체증을 해소하고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안내해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교통 체증과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도로를 확장하고 더 많은 주차장을 짓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방식이다.

다만 제주도가 지향하는 스마트시티는 내륙 지역의 일반적인 접근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신도시로 구상된 세종이나 송도처럼 대규모 택지 개발 과정에서 스마트시티가 접목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경우이다.

이와는 달리 제주도에서는 기존 도시를 성장시키거나 노후 도시를 재생시키는 과정에서 ICT를 적용해 스마트시티로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 제주도의 CFI 실현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마트시티와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

-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 수소차를 보급하는 CFI의 실현 과정에서 주유소처럼 화석연료를 판매하는 업종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2030년에는 제주도내 주유소 70%가 폐업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관점에서는 전력이 불용에너지가 되는 것이 문제이다.

풍력·태양광 발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데 빈번한 출력제한으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면 그만큼의 기회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20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서 ‘시민주도형 스마트허브 기반 e-3DA 미래 생활 도시’를 제안해 최종 사업지로 선정됐다.

‘e-삼다(e-3DA)’는 ‘DeCarbon, DeStrucion, DeCentralization Actor’의 줄임말로 탄소중립과 공유경제, 분산형의 시민 주도형 디지털 경제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에 국비 15억원을 지원받아 솔루션 실증과 본 사업 계획 수립 작업을 진행했고 올해부터 2년 동안 국비 100억원, 제주도에서 70억, 민간이 50억원 등 총 220억원이 투입된 제주형 스마트허브 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본사업을 통해 제주 전역에 24곳의 스마트 허브를 구축한다. 

▲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도시 문제 해결도 중요한 축이 될텐데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는지.

- 제주도에서는 도내 도시 문제를 ▲ 교통 체증 가중 ▲ 주차난 심각 ▲ 전기차 충전 어려움 ▲ 주유소·LPG충전소 사업 악화 ▲ 불용에너지 발생 등 크게 5가지 관점에서 진단하고 있다.

제주도는 환경 개선을 위해 자가용이나 렌트카 등을 줄이는 차량 저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중 교통이 불편해 여전히 늘어나고 있어 교통 체증이 가중되고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이 뒤따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전기차 충전 설비를 아무곳에나 남발해 설치할 수 없고 주민들과의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내연기관차가 그린 모빌리티로 전환되면서 주유소와 LPG 충전소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고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이 불용에너지가 되는 현상도 해결해야 한다.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서 제안한 시민주도형 스마트허브와 e-3DA 플랫폼은 바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담고 있다.

▲ 제주도에서 진행중인 스마트허브는 어떤 개념인지.

- 제주도에서는 주유소 전환형, 마트와 편의점 대상의 생활 밀착형, 에너지 커뮤니티 타운형 등 3가지 유형으로 스마트 허브를 구분해 추진하려 한다.

먼저 주유소·LPG충전소 전환 사업은 내연기관 연료를 판매하는 공간을 신재생에너지 공급 거점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유소 공간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 같은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 구역을 마련하며 택배·짐 보관, 드론 딜러버리 거점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제주도에서 추진중인 3가지 유형의 스마트허브

‘생활 밀착형 스마트 허브’는 마트, 편의점, 카페처럼 핵심 상권에 위치한 시설을 생활 밀착형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들 시설은 제주도민이나 관광객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위주의 스마트 허브로 조성하려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심까지 이동한 후 생활밀착형 스마트 허브에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를 공유해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편의성이 확보되면 자가용 이용이 줄어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마을과 연계한 에너지 커뮤니티 타운형 스마트 허브를 구축한다.

제주도의 여러 마을을 스마트 에너지 커뮤니티와 연계한 타운형거점으로 구축해 다양한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를 배치하고 소비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스마트 허브가 정착되면 전기차 충전 민원이 해결되고 전기 에너지로 주행하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가 활성화되며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신재생에너지 전력이 풍부하지만 계통 연계가 원활하지 못하면서 제주도의 출력제한은 빈번하고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통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전기가 불용에너지가 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커뮤니티 타운형 스마트 허브 기반의 에너지 공유·거래 시스템을 추진중이다.

제주도에서는 민간이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공유하고 개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제주도가 신청한 ‘스마트 커뮤니티 타운 및 스마트허브 기반 에너지 공유·거래 서비스’가 지난 7월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안건으로 최종 승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한전이나 전력거래소를 통해야만 전기를 사고 팔 수 있었다.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에서 승인받으면서 풍력이나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스마트 커뮤니티 타운이나 스마트허브 사이에서 공유하거나 기업과 거래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제주도 스마트허브 기반 에너지 공유 거래 서비스 개요

그 과정에서 ‘플러스DR(수요응답거래시장, Demand Response)’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수요 보다 공급이 많아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이 남아 돌 때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 불용에너지를 해소할 수 있다.

잉여 전력은 에너지저장장치인 ESS나 폐배터리, 전기차에 저장해 놓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유리한 가격으로 재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출력제한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멈춰야 했던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되고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에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시티 운영 과정의 관제 시스템 역할을 하는 e-3DA 플랫폼 사업자는 새로운 비즈니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e-3DA 플랫폼’에서는 스마트허브에 배치된 충전기를 비롯해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등을 이용하는 각종 서비스를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고 모빌리티 이동,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 거래 등 도시, 교통, 에너지와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 분석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 스마트 시티 챌린지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 현재까지의 스마트허브 진행 경과는.

- 국토부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 사업을 통해 총 24곳의 스마트허브가 구축된다.

이중 주유소 전환형 10곳, 생활밀착형 8곳, 지역거점형 6곳을 공모중인데 주유소 전환형의 경우 절반 정도가 선정돼 스마트 허브 구축 작업이 진행중이다.(인터뷰 시점인 9월 14일 기준)

스마트허브로 지정되는 주유소에는 전기차 충전기를 비롯해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충전·보관이나 드론 주차 구역, 짐 보관 장치 등이 설치된다.

제주도가 구상하는 친환경 미래형 주유소 모델

설비 설치 비용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서 전액 지원하고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등을 주정차해놓는 구역의 임대 비용도 일부 지불한다.

스마트 허브 공모 과정에서 도내 많은 주유소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개인 사업자인 탓에 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이 크게 보장되는 것이 아니어서 실제 참여를 결정하는데는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수록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나머지 대상지도 조만간 선정이 완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허브로의 전환 작업이 진행중인 곳들은 내년 3월, 이후 선정되는 나머지 거점들도 내년 6월까지는 구축이 완료돼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GS칼텍스와 협력해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화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중인데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되는지.

- GS칼텍스와 협력해 주유소를 드론 배송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중이다.

제주도 인근 섬이나 교통이 불편한 중산간 지역에 드론을 활용해 생필품을 배송하는 사업이다.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상품을 주문하면 편의점 인근에 위치한 GS칼텍스 주유소에 배치된 드론이 수령해 목적지에 배달하는 방식인데 상용화를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드론은 고도가 너무 높거나 야간 상황, 비가시권에 위치하면 비행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구상하는 주유소 거점의 드론 딜리버리는 이런 상황들을 전제한 경우들이기 때문에 실증 과정에서 하나 하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제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관건이다.

드론을 한 번 띄우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한데 비용이 낮은 단순 생필품을 배송하는데 활용되면 경제적인 단가가 충족되지 않는다.

다만 드론 딜러버리는 자율주행 처럼 향후 반드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증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자율주행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완벽한 검증을 위해 여전히 실증이 진행중인 것처럼 드론 딜리버리 역시 관련 규제를 해소하고 기술, 안전 측면에서 완벽하게 검증하는 과정을 GS칼텍스와 같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 당초 제주도의 CFI 2030 로드맵에는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향이 설정됐는데 이후 수소차도 그린모빌리티의 한 축으로 제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수소차 관련 영역이 있는지.

- 제주도에서도 수소 경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차를 그린모빌리티의 한 축으로 보급하려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서는 수소차 충전 거점 확보가 빠져 있다.

사업 기간이 내년 말까지인데 수소차 충전소를 구축하는 과정은 상당한 예산과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충전과 달리 수소 충전소는 구축 과정에서 부지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단기간 안에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렵다.

다만 제주도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한 수전해 방식의 그린수소 생산 등 다양한 실증을 진행중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친환경 수소 생산과 공급 거점을 확보하는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