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세 도입 시 고려돼야 할 점들 
탄소세 도입 시 고려돼야 할 점들 
  • 온기운 에너지정책합리화 교수협 공동대표
  • 승인 2021.08.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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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에너지정책합리화 교수협 공동대표] 

▲ 온기운 에너지정책합리화 교수협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넷제로(Net Zero)로 하는 ‘탄소중립’ 공약을 일제히 제시한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우리 사회를 녹색으로 바꾸는 근본적 대전환을 위해 탄소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선언해 놓고 있는만큼 여당 대선 후보들의 탄소중립 공약 그 자체는 새로울게 별로 없지만 그 실천방안으로 탄소세 도입을 끌고 나온 것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할만 하다. 

탄소세(Carbon Tax)는 화석연료의 가격을 올려 환경부하를 줄이고 정부의 세수를 환경개선에 이용함으로써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CO2를 배출하는 주체에 대해 그 배출량에 상응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외부비용을 내부화(internalize)해 탄소집약적인 부문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이를 통해 탈탄소화를 촉진하자는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해 놓고 있는 가운데 그 달성 방안의 하나로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멕시코 등 24개국은 이미 탄소세를 도입했고, 향후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들도 상당수 있다.

탄소세를 도입하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노력한 기업이나 개인이 이득을 보고 노력을 게을리 한 기업이나 개인은 부담을 지게 된다.

특히 탄소세에 따른 정부의 세수 증가는 에너지 절약 기술 보급 지원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환급되므로 탈탄소에 노력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새로운 세금 부담이 생기지 않는다. 이 점이 기존의 에너지 세제와 구별되는 점이다.

그런데 이 탄소세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책당국이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이 점들을 소홀하게 다룰 경우 탄소세 도입이 경제에 큰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도 없게 된다.

첫째, 탄소세 도입시 실효탄소세율(Effective Carbon Rate)이라는 큰 틀에서 탄소세율을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장 메커니즘 기반 정책수단(market-based policy instruments)으로서  실효탄소세율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는 탄소세 뿐 아니라 배출권시장의 배출권가격, 에너지세 등도 포함돼 있다. 실효탄소세율은 탄소 배출에 대한 국가간 가격 수준을 비교함으로써 각국의 감축 노력을 평가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유럽연합(EU)에 이어 국가 단위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배출권거래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업들이 배출권거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한 연료개별소비세, 교통환경에너지세 등 여러가지 에너지세도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탄소세까지 새로 도입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와 관련해 탄소세를 도입해야 할지 자체부터 시작해 도입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세율을 적용해야 할지 등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며 결정해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특징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특히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탄소집약도가 높은 업종의 비중이 다른 나라들보다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산업의 생산원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생산원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당해 기업들이 생산기반을 탄소규제가 약한 국가로 옮기는 탄소누출(Carbon Leakage)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셋째, 탄소세를 도입했을 경우 특정 부문의 세금 면제 혹은 저율 과세 조치가 필요하다. 이미 배출권거래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종이나 기업, 열병합발전(CHP) 같은 탄소배출계수가 낮은 발전 부문에 대해서 세금 감면 조치를 부여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이에 따른 세수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대응기금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소세의 세수를 복지정책의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복지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탄소세 본래의 취지와 부함되지 않는 측면이 있으므로 세수를 에너지전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탄소감축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지만 다른 나라들보다 너무 앞서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의 상황에 맞춰 탄소감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