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는 ‘주유소(注油所)’ 역할 줄고 전기·수소가 대체

정책 변화 따른 급속한 몰락, 정의로운 전환으로 최소화해야

에너지전환기금 신설·지원 방안 제안, 정부가 응답할 차례

수송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화석연료 소비가 줄면서 주유소 등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한 정유사가 주유소, LPG 충전소에 수송용 전기와 수소 공급 설비까지 구축한 모습이다.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2010년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주유소 공급 과잉과 석유 소비 정체가 맞물린 시장 경쟁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된다.

반면 향후의 구조조정은 수송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정부 정책 기조 변화로 에너지 공급 채널의 재편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배경이 다르다.

그런 만큼 시장에 전달되는 충격파의 정도도 상당한 차이가 예상되는데 향후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

‘주유소(注油所)’ 역할이 줄면서 대부분이 퇴출되고 전기나 수소 충전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유사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수소 추출 등 그린모빌리티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영역부터 전기와 수소 유통 채널을 구축하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신중이다.

주유소 같은 석유 도소매 업종 역시 그린모빌리티 거점으로의 전환을 적극 모색해야 하는 환경에 서있다.

한편에서는 화석연료 유통 채널의 급속한 몰락 과정을 이른 바 ‘정의로운 전환’으로 충격을 최소화시켜야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정책의 결과로 특정 산업의 급격한 개편이나 구조조정이 초래될 때 해당 산업과 종사자들의 피해를 줄이면서 소프트랜딩(soft landing)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적 책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30년 탄소제로섬’을 지향중인 제주도가 그 과정에서 퇴출되는 주유소와 LPG충전소, 내연기관차량 정비업소 등과의 상생 방안을 연구 의뢰하고 고민하는 것도 ‘정의로운 전환’을 실천하기 위한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내 전기차 보급 확산과 관련한 기존산업과의 상생 협력 방안을 연구한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박사는 정부 차원에서 주유소 사업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에너지전환기금’을 신설하고 주유소가 그린모빌리티 거점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규제 해소, 세제 지원 등을 주문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가 공동 주관해 지난 3일 열린 '에너지전환시대 석유유통산업의 과제와 전략' 토론회에서 김재경 박사는 에너지전환기금의 필요성을 공식 제안했고 석유 유통 업계나 여러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나 환경부도 검토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정부의 수송에너지 전환과정에서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를 입고 있는 석유 유통 산업에 실제로 ‘정의로운 전환’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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