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단…셀 원산지 상관없이 국내 조립 모듈은 국산 인정

국산 점유율 78% 자평은 국민 눈속임 불과

태양광 핵심부품 태양전지 수입 2년 새 3배 급증

김창섭 이사장 '글로벌 밸류체인 관점에서 새롭게 논의할 것'

한국에너지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태양광 셀 수입량이 3배이상 증가했음을 설명하고 있는 자료.(국회의사중계화면 캡처)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정부가 태양광 모듈의 국산 점유율이 78%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는 중국산이 둔갑한 가짜 국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산 태양광 점유율은 78.4%에 달한다.

2018년 73.5%에서 약 5%가량 상승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 패널의 점유율이 전년에 비해 상승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자평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정부가 밝힌 국산 점유율 수치에는 태양광의 핵심부품인 태양전지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조립만 해서 만든 모듈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수입산 태양전지의 수입은 2년 사이 3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행 대외무역관리규정 제86조2항2호에 의하면 태양전지를 수입해 모듈을 만들 경우 국내 투입 원가 비율이 85% 이상이 돼야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즉 태양전지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조립해 모듈을 만든다면 국내산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인증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은 태양전지의 원산지와 상관없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모듈은 무조건 국내산으로 인증해주고 있다. 

사실상 국산이 아닌 태양광 모듈을 모두 국산으로 인정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태양광 모듈이 일명 ‘포대갈이’수준으로 원산지가 조작되고 있는 사이 해외에서의 태양전지(셀) 수입액은 급증했다.

2017년 1억 2,066만 불이었던 수입금액이 2019년 3억 8,658만 불로 2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입량 또한 2017년 3,156톤에서 5,666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모듈 수입량도 2017년 4만 9,700톤에서 2019년 7만 6,901톤으로 증가했으며 수입금액 또한 같은 기간 2억 4,970만 불에서 3억 7,413억 불로 증가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수입한 태양전지를 모듈로 조립할 경우 3.3GW의 모듈을 만들 수 있다. 

신재생보급통계에 의하면 2019년 국내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3.6GW 수준이다. 

즉 수입된 셀로 만든 모듈이 모두 국내에 설치되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의원의 주장이다.

한무경 의원은 “셀을 수입해 국내에서 단순 조립한 모듈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공급하고 있고 이를 국산제품 점유율 통계에 포함해 발표하고 있는 것은 국민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라며 “정확한 국산 점유율 정보를 알리기 위해 지금까지 보급된 태양광 설비 원산지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단 김창섭 이사장은 태양광 모듈 국산화 통계에 대해 재정립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중국산 태양광에 굴복한 상태에서 중국산에 대항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태양광 보급확대와 내수 방어를 통해 국내산 태양광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가 제일 목표로서 국산화율을 제일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 이사장은 “그동안 국산화 통계를 KS만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디테일이 떨어진 부분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다만 국산화 판정 기준이 굉장히 복잡한 부분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관점에서 새롭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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