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추진선 연료비 선박용 경유 67% 수준’…LPG 운반선 엔진교체 활발
국내 LPG추진선 건조기준 미비, 국제 LPG 선박 건조기준 마련 요청
부산시, 규제자유특구 통해 LPG선박 실증…글로벌 LPG선박시장 선도 목표

▲ LPG추진선 MAN사의 LPG+디젤 이중연료엔진이 장착된 LPG VLGC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국제해사기구 IMO는 선박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선박유의 황 함량 기준을 당초 3.5%에서 0.5% 미만으로 낮추고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등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IMO 규제에 대응해 전세계 선사들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배기가스 세정설비(scrubber) 설치, 가스 선박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저유황유 사용은 황산화물(SOx)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고유황유 대비 가격이 40~80% 비싼 단점이 있고 낮은 윤활성때문에 펌프 고착 현상 발생의 우려가 있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으나 엔진 출력에 따라 척당 100~1,000만불에 달하는 설비 투자비용과 50~700kW의 추가 전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규제 시행 후 전세계 20여개 국가들이 개방형 스크러버를 설치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어 설치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처럼 선박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LNG나 LPG 등 친환경 가스선박의 환경성과 경제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들어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 등의 배출량이 80%~100% 저감되기 때문이다.

◇ LPG 추진선 연료비 선박용 경유 67% 수준

LPG는 전통적인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CO₂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고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선박 배출가스 저감에 효과적인 연료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저장 탱크와 연료 공급 설비 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선박 건조 과정에서 최대 20~30%에 해당하는 설비 투자 비용이 발생하지만, 높은 열량과 저렴한 연료비 덕분에 운항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LPG와 선박용 중유 배출가스 비교(BW LPG)

하나금융투자의 리포트에 따르면 선박 추진엔진을 LPG추진엔진으로 교체하면 하루 6,600불의 연료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다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선주사인 ‘BW LPG’가 4척의 중고선박을 LPG추진엔진으로 교체해 얻은 결과로 2019년 VLGC 평균 운임인 4만 7175불의 14% 수준이다.

LPG추진 VLGC의 1일 연료비용은 선박용 경유(MGO)를 사용했을 때의 67% 수준으로 용선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BW LPG는 최근 추가로 4척의 중고선을 LPG추진선으로 전환시킬 계획을 발표했으며 순차적으로 보유선박 모두를 LPG추진선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LPG는 액화 온도가 LNG보다 높아 저장이나 취급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선박 연료로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박회사와 LPG산업계는 LP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LPG 추진선에 대한 안전성과 건조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LPG 추진선의 개발과 도입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 LPG 추진선 엔진개발 및 보급 확대 중

독일 글로벌 엔진제조사 만(MAN)은 LPG-디젤 이중연료 엔진인 ‘ME-LGIP’를 개발해 VLGC에 적용해 운항 중에 있다. 한국의 현대중공업 또한 기존 LNG 힘쎈엔진을 기반으로 1~1.5MW급 LPG 힘쎈DF엔진을 개발 중에 있다. 일본은 지난 5월 일본선급(ClassNK)이 일본 최대 조선사 이마바리 조선(Imabari Shipbuilding)이 개발한 세계 최초 LPG 추진 벌크선에 선박 기본설계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기본승인(AIP) 인증을 부여했다.

이마바리 조선이 인증 받은 LPG 추진 선박은 벌크선 중 가장 큰 18만톤(재화중량톤수) 규모다.

또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 2월 미국선급(ABS)과 일본선급으로부터 LPG 선박 연료공급 시스템의 기본승인을 취득했다.

초대형 LPG 운반선을 운행하는 선사들이 주도해 LPG 추진선 보급도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BW LPG는 자사가 운행 중인 VLGC선 46척 중 8척을 LPG선박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향후 4척을 더 개조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사 에퀴노르(Equinor)는 만(MAN)사의 LPG-디젤 이중연료 엔진을 채택한 8만 6,000세제곱미터급 VLGC 2척을 오는 2021년부터 LPG운송에 투입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싱가포르 선주사 이스턴퍼시픽쉬핑(Eastern Pacific Shipping)이 한국 미포조선에 발주한 3만 8,553세제곱미터급 LPG추진 VLGC 3척을 인도받아 운용할 예정이다.

미국 LPG 전문 운송선사 도리안 LPG(Dorian LPG)도 지난 2018년 5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MOU 체결을 통해 선박 10척을 LPG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국제 LPG추진선 건조 기준 IMO에 제안

현재 국내 가스연료추진 선박 건조기준은 사용 연료가 천연가스에 한정되어 있어 LPG 적용을 위한 고시 개정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국제적인 환경규제에 대응해 LNG와 LPG, 메탄올, 수소, 암모니라를 환경친화적인 선박 연료로 규정하고 이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있는 LNG와 LPG 추진선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법상 가스연료추진선박 기준은 LNG 선박에 대한 기준만 마련돼 있을 뿐 LPG 선박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태다.

LPG업계는 지난 2016년 ‘LPG 추진선박 개발 컨소시엄’을 발족해 선박 건조 기준 마련을 해수부에 건의하고 있다.

해수부는 국제기준 제정 후 국내 제정을 위해 지난해 9월 IMO총회에 ‘LPG 추진선박 건조기준’을 IMO Code(가스 및 저인화점연료 선박 기준)로 제안해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부산LPG 하이브리드선박 구조도

또한 부산광역시 등과 연계해 연안 선박이나 관공선 등 중소형 LPG선박 개발을 위한 R&D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부산시는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사업’에 선정되면서 오는 2022년까지 현행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LPG하이브리드선박 건조와 소형 선박용 LPG선외기 개조,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LPG충전 실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부산, 규제특구로 LPG선박 세계 1위 도약 

부산시는 이번 특구사업을 통해 24m급 친환경 LPG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을 부착한 중형 선박 건조와 실증을 진행해 실적을 쌓을 계획이다.

또한 소형 선박용 LPG 선외기 전환과 운항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가솔린(디젤) 선외기를 LPG 선외기로 전환하거나 개조해 운항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육상에서 선박으로의 LPG 충전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육상의 탱크로리에서 해상의 중소형 실증선박 내에 고정된 탱크로 LPG를 충전하기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해 액화석유가스사업법상 사업 허가의 종류와 대상 범위를 규정하고 육상의 탱크로리에서 실증선박에 고정된 LPG 탱크로 LPG 충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가스안전공사가 참여해 LPG 벙커링에 대한 특례기준 마련도 추진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규제특구 사업을 통해 LPG선박 건조와 운항, 연료공급 등 실적을 쌓아 국내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LPG 선박 시장을 부산시가 주도해 세계 1위 LPG 선박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규제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가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안한 ‘LPG추진선박 건조기준’ 제정에도 영향을 줘 한국이 향후 글로벌 LPG선박시장을 선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내 연안선박 중 70% 이상인 노후 선박의 근대화를 추진하고 국내외적인 친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기술 도입이 필수적인 과제”라며 “LPG는 경제성과 벙커링, 열효율 측면에서 가장 실용성이 높고 단기간 내 상용화 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연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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