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에너지 전환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
수송에너지 전환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다
  •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 승인 2020.04.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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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지앤이타임즈 :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조화를 위해 연비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기준 등에 대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연기관을 대신하여 전기모터를 기반한 전기차(xEV)가 등장, 최근 확산세도 보이고 있으며, 일정 정도 휘발유, 경유 등 기존 탄화수소 계열의 수송연료가 수송용 전기나 수소로 대체하는 ‘수송에너지 전환’도 시나브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9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당면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중장기 정책과제로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 로드맵(이하 전환 로드맵) 마련을 주문한 것은 수송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서 주목할 만하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 비전 달성을 위해서라도 전기, 수소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환 로드맵은 자연스럽게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완전 전환 시기, 곧 내연기관차 퇴출시기를 못 박아 공표하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정부로 하여금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선언을 통한 완전한 수송에너지 전환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로드맵’이든 ‘계획’이든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정부가 선언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우선 의문이 든다.

환경단체 등 완전한 수송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는 측의 주장과 같이 정부가 미래 특정시점에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단행할 것이라는 선언만으로도 내연기관차 생산자(제작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하면서도 명확한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란 특정 상품을 특정 시장으로 진입을 금지함으로서 생산자의 자유와 선택권을 사전적으로 제약하는 ‘규제’인 동시에 해당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자유와 선택권을 사전적으로 제약하는 ‘규제’가 분명하다.

이 같은 규제를 정부가 임의적, 독단적으로 만들어 행사하는 것이 현대 대다수의 민주국가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국가(정부)의 강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법률’에 직접 규정하게 하는 ‘규제 법정주의’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가 ‘규제 법정주의’를 명문화함으로서, 규제의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 독일, 노르웨이 등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논의 추진 과정에서, 채택 여부를 떠나 입법부를 통해 어떠한 형태이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입법화를 추진하려 하였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제 법정주의라는 견지에서 본다면, 정부가 미래 특정시점에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단행할 것이라는 선언이나 계획 공표는 아직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입법화되지도 않은 ‘규제’를 임의적, 독단적으로 사전 예고하는 조치로 해석될 수 있어 적절성에 의문이 든다.

오히려 정부가 강제적인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규제 법정주의에 부합하도록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합의에 의한 입법화가 선언이나 계획 공표 등에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강제적인 수송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인한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측에게는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일 수 있다.

전기차, 수소차 보급 등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을 시행될 경우, 휘발유 및 경유차의 규모가 축소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카센터 등 자동차 정비업계는 물론 주유소 등 석유유통업계나 나아가 정유업계 및 석유개발업계 등 석유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상생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종합적인 논의 플랫폼 마련도 선언이나 계획 공표 등에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공론화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