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기업계가 침체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장의 침체와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상황 타개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

신우전자의 경우 4~5년 전부터 중국과 대만 시장에 진입한 후 동남아 시장을 주시해왔다. 지난해까지 각 나라의 특수한 상황과 조건, 기준을 고려하는 탐색기를 거쳤고 올해부터 수출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 말에는 싱가폴 인증기관의 공장 실사를 끝내고 수출 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업 관계자는 『싱가폴이 시장 규모면에서 큰 시장이라 볼 수 없으나 베트남, 타이 등 인근 상권을 내다보기 때문에 가능성과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국내 가스누출경보기는 해외에 나가 일본 제품에 비해 디자인과 추가 기능면에서 뒤지지만 품질과 가격으로는 경쟁력이 있는 편이라고 한다. 동남아 이외에도 중남미, 아랍,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국내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 진출에 밝은 면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인증 취득과 유지, 보수하는 비용 및 물류비 등 기타 경비가 영세한 수준의 국내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국내 업체들끼리 해외에 나가서도 과열 경쟁하는 점 역시 큰 문제점으로 인식된다.

한국가스기기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 대해 환상을 가져선 안된다. 동남아의 경우 업무용 건물의 안전기기 설치가 법제화되지 않은 데다가 일정 소득수준 이상에서만 수요가 가능하므로 수요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업계 내 무역 전문가의 부재, 인력난, 내수 기반의 취약성 등을 장애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계는 해외 진출에 대해 엄두를 못내고 신규 수요 창출이 없음에도 국내 시장에서 근근히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우기기의 한 관계자는 『안전기기의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인식 수준이 중국이나 대만에 비해 낮고 취급점, 설치업자들이 싼 물건을 구매해 폭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어 시장 침체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의 안전기기 시장 규모는 국내의 14배를 웃돌고 있다.
국민적인 안전의식이 철저해 업무용 건물이나 공공시설은 물론 개인주택에 까지 경보기 설치가 상용화되고 있다고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보기 수명은 3~4년인데 소비자들이 교체를 하지 않고 방치해 버려 형식적인 장치가 되버리는 사례가 흔하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개탄했다. 이런 이유마저 겹쳐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투자는 더욱 요원해진다.

결국,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해외 진출은 한낱 장미빛 환상에 불과하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안전공사나 소방검정공사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안전기기의 상용화를 적극 장려, 홍보해 줄 것과 일본의 경우처럼 가스공급업자가 안전기기까지 같이 판매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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