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공급량 확대 선언 이행, 1200만 B/D까지 늘려

WTI·두바이유 20$/B 턱걸이, 10$대 추락도 감수해야

증산 공언했던 러시아는 후퇴, 미국 개입 효과가 변수

초저유가에 셰일원유 타격, 유가 상승해도 회복 어려울 수도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국제원유가격이 18년만의 최저치를 연일 경신중이다.

미주산 원유 지표 유종인 WTI 가격은 배럴당 20불을 기록했고 두바이유도 21불까지 떨어졌다.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중이다.

1일 두바이유 현물 거래 가격은 배럴당 21.23불에 거래됐다.

전 날 거래 가격과 비교하면 하룻 사이에 배럴당 2.20불이 또 떨어졌다.

4월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자국내 최대 생산 능력을 가동해 하루 12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시작점이다.

가뜩이나 원유 공급 과잉이 시달리는 상황에서 하루 약 97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던 사우디가 4월 부터 이보다 200만 배럴이 넘게 증산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사우디 아람코가 주도하는 원유 공급 가격도 4월부터 배럴당 최대 8불까지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실제로 4월 첫 거래일 두바이유 가격은 전 날 보다 배럴당 2불 이상 떨어졌고 사우디 공언대로라면 배럴당 10불대로 떨어지는 일만 남았다.

뉴욕 상품거래소의 최근 월물 선물 거래 가격 역시 전 날 대비 배럴당 0.17불이 낮아진 20.31불에 거래됐다.

영국 런던 국제상품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 역시 전 날에 비해 1배럴에 1.61불이 떨어진 24.74불로 마감됐다.

◇ 세계 석유 소비 추락 속에 공급량은 늘어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는 상황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 19 대유행에 기인한 석유 수요 감소가 충격적인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레이딩 회사인 Trafigura는 4월 중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3000만 배럴 줄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Saad Rahi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내 10억 배럴의 재고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전 세계 여유저장 공간은 9억5천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언급할 정도로 원유가 남아 돌고 있다.

원유 공급 과잉 속에서도 OPEC을 대표하는 사우디가 전격적으로 증산에 나서면서 세계 원유 공급 물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1일 기준 사우디 원유 공급은 하루 1200만 배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유 공급을 늘리겠다는 선언을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다행인 것은 증산을 공언한 사우디에 맞불을 놓으며 역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러시아가 한 발 물러선 대목이다.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공급 과잉 상태인 현 석유시장에서 증산한다는 것은 자국 기업에 경제성이 없는 일로 원유 생산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당초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4월 하루 생산량을 최대 50만 배럴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달 31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발언했고 일부 상원의원들이 사우디가 유가 전쟁을 지속한다면 미국과의 관계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점은 사우디가 공급량 증가를 계속 고집하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중이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 증산 경쟁이 멈추더라도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현 상황 속 셰일원유 지속적 자본 투자 불가능

한편 셰일원유 개발을 등에 업고 세계 원유 시장 주도권을 양분중인 미국 에너지 업계는 현재의 저유가 상황에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셰일 업계는 지난 10년간 미국의 에너지 혁명을 이끌며 2015~2016년 저유가 시기를 잘 이겨냈지만 최근의 유가 전쟁에서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셰일 업계는 미국 원유 생산량을 2배로 늘렸고 원유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데 기여했다.

실제로 미국 원유 생산량은 2011년 550만 b/d 수준이던 것이 최근 1300만 b/d 까지 기록했다.

셰일원유 개발 확대때문에 가능했는데 전통 원유와 달리 지속적인 시추와 자본 투하(cash injection)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초저유가 상황에서는 지속적인 자본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최근의 유가 전쟁 이전에도 화석 연료 산업 수익성의 장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가 있었고 생산비용이 높은 셰일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불만이 있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유가가 회복돼도 돌아오질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어 향후 유가가 상승세로 반전되더라도 셰일원유 생산량이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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