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구 한양대 보건환경공학전공 겸임교수

[지앤이타임즈 : 박정구 한양대 보건환경공학전공 겸임 교수]토양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삶을 유지하는 생존의 바탕이다.

사람에게 먹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정화기능을 발휘해 건전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토양오염은 주로 땅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염사실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한번 오염되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원래 상태로의 복원은 사실상 어렵다.

주유소는 특정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 2만1860여 개소 중 64%를 차지하고 있다.

주유소 환경오염 중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바로 토양오염이다.

오염을 조기에 발견해 정화하지 못하면 확산에 따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주유소에 대한 토양오염을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클린주유소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주유소 지정율은 10% 미만에 그치고 있어 과감한 지원책과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존 주유소에 대한 누유감지와 경보장치 설치 등 누출감시시스템을 통한 사전 예방관리도 필요하다.

현재 토양오염도검사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 초과율은 약 1.8%정도에 불과하다.

오염이 없어 기준 초과율이 낮다면 환경적 측면에서도 매우 바람직하지만 오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는 시스템의 문제이다. 한정된 지점의 시료채취와 5년마다의 검사주기는 자칫 오염의 확산을 방조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토양환경평가는 부지의 매매, 임차 등 오염의 정화책임자를 가리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의 의무화를 통해 조기에 토양오염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가려내며 적기에 정화가 이뤄지게 하는 것은 물론 오염부지의 거래로 인한 정화책임 분쟁을 줄이는 기능으로서의 제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강철재를 사용한 주유소의 탱크와 배관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부식으로 기름이 누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경부의 노후 주유소 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준 초과율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주로 유류저장탱크와 배관에서 누출이 발생해 토양을 오염시킨다.

게다가 지하수까지 오염시킨다면 광범위한 환경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자동차 등록대수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주유소는 감소 추세이다.

그 만큼 주유소의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렇다고 토양오염 예방관리와 투자를 소홀히 하거나 소극적 조치를 한다면 기름유출로 인한 자원의 낭비뿐 아니라 훗날 더 큰 비용으로 되돌아 올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본 칼럼은 외부 필진 기고문으로 본 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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