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스공사 미수금 회수 불구 물량이탈 지속
경기악화에 산업체 생산라인 중단 및 온화한 날씨 영향
가격 경쟁력 회복 불구 LPG 공격적 마케팅에 속수무책

▲ 한국가스공사의 평택 LNG생산기지 전경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지난 2017년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회수를 계기로 산업용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도시가스업계가 최근까지도 계속되는 물량 이탈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가스공사 미수금 회수를 위한 정산단가(1.4122원/MJ) 반영으로 LPG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LPG 업계의 공격적 마케팅이 더해지며 2014년 본격적으로 물량 이탈이 시작됐다.

이후 2017년 11월 가스공사 미수금이 회수되며 도시가스사들은 LPG에 내줬던 산업용 물량이 다시 회복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정체기를 맞은 산업용 도시가스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도시가스업계 최근 분위기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 도시가스사까지 지난해 산업용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것.

수도권 A사 영업팀 관계자는 “산업용도 날씨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화한 날씨가 계속되며 도시가스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특히 최근들어 지방으로 공장을 이전한 업체도 생겨났고, 일부 산업체 생산라인이 중단된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저유가가 지속되며 도시가스 대신 저렴한 정제유로 돌아선 업체도 있다”며 “수도권 산업용 도시가스 물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용 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방 도시가스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B사 관계자는 “경기악화로 최근 철강회사 등 일부 대기업에서 생산라인을 중단시켜며 산업용 물량이 많이 빠졌다”며 “도시가스 가격 인하에도 불구 여전히 수요감소가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아직도 LPG 업계의 저가 공세에 맥을 못추고 있다는 것이 지방 도시가스사 관계자 전언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가격 통제가 없는 LPG의 경우 도시가스와 달리 가격을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업현장에서 LPG 업계의 가격 덤핑이 아직 횡행하고 있다는 것. 

C사 관계자는 “가스공사 미수금 회수 시점 이후 LPG를 공급받던 일부 산업체에서 도시가스 연료 전환 문의가 오기도 했으나 그때 뿐이었다”며 “경기침체나 LPG 업계의 공격적 영업활동으로 인해 도시가스 가격 경쟁력 회복을 체감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자료=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계간가스산업)

◆ 본격화된 산업용 도시가스-LPG 경쟁관계

최근 발간된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계간가스산업)에 따르면 도시가스, LPG, 벙커C유를 합계한 소비량은 2000~2008년 사이에 점진적인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2013년까지 증가로 반등한 이후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까지 도시가스 소비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며, 벙커C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나타냈다. 

특히 2013년 이후 도시가스의 주요 경쟁연료인 벙커C유 대신 LPG가 급부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성로 연구원은 ‘최근 벙커C유는 가격적인 측면 이외 환경규제 따라 사용이 제한되면서 정유사를 제외하고 연료로서 사용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LPG의 저가공세가 본격화 되면서 도시가스와 LPG간 경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이후 LPG 소비량과 도시가스 소비량 변화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2000년 초기부터 국내 제조업 부문에서 도시가스와 벙커C유간 경쟁관계가 2013년까지 이뤄졌다고 본다면 그 이후 LPG가 새롭게 경쟁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2013년까지는 전반적으로 도시가스 가격이 LPG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4년 후반부터 도시가스에 비해 LPG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본적으로 국내 LNG 가격의 국제유가 반영시점이 LPG 보다 늦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14년 하반기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했고, 이에 따라 LPG 가격도 낮아졌지만 유가 반영시점이 늦기에 LNG 가격은 후행해 국제유가가 반영된 것. 

이외에도 국내 도시가스가격은 미수금 회수로 인해 추가 요금이 부과된 바 있다. 이 같은 이유로 2015~2016년 내내 LPG가 도시가스에 비해 가격경 쟁력을 확보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은 국제유가가 점차 상승하고, 2017년 미수금 회수가 완료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도시가스가 LPG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회복했다. 2018년 5월 기준으로 LPG는 도시가스보다 22.5% 높은 가격 수준을 보였다.

◆ 도시가스기기 효율화ㆍ편리함 개선돼야

한편 도시가스수요의 기회요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2000년 경부터 수요정체가 시작됐기에 향후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크게 증가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가정용 도시가스 수요는 2000년 중반이후 수도권 보급률이 80%를 넘어서면서 수요 증가추세가 크지 않기에 향후 수요변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산업부문 총에너지에서 도시가스수요는 2017년 6.1%를 점유하고 있어 아직까지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 않다. 여기에 생산설비의 특성으로 사용연료를 쉽게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 

이성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산업부문에서 석탄소비량 비중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22.8%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반해 공공 및 상업부문은 전체 에너지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연료간 대체 관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에 도시가스 사용 기기의 효율화와 사용의 편리함이 개선된다면 향후 수요 증가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계간가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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