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인력난 해소 위해 LPG 셀프충전 허용요구

사용제한 폐지…LPG차 증가 및 충전소 확대 위해 허용해야

독일의 한 LPG 전용 충전소에서 소비자가 LPG 전용 노즐을 들고 직접 충전하고 있다.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사업자들이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충전원 업무가 단순 업무이고 위험물 취급시설에서 근무하다 보니 충전원을 구하기도 어려워 인력난 까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LPG 충전소 업계에서는 주유소처럼 LPG도 셀프충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37년간 규제해온 LPG자동차 사용제한이 폐지되면서 LPG 충전소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않은 만큼 셀프충전을 허용해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야 충전소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 셀프, 주유소·전기차는 되고 LPG는 안돼

현행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이하 액법)에서는 LPG 셀프충전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PG를 자동차 연료로 충전하기 위해서는 액법에 따라 가스안전공사의 안전교육을 이수한 가스충전원만이 충전이 가능하다.

LPG 셀프충전 허용에 대해 일부에서는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LPG 충전은 크게 어려움 없이 초보자라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법령에 근거해 가스안전공사에서 실시하는 충전원 교육 역시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지식을 보급하고 안전관리능력을 배양하는 정도에서 실시되고 있다.

LPG는 자동차 연료로서 휘발유·경유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연료다.

자동차 연료를 공급하는 주유소나 전기충전기는 셀프로 주유하고 충전이 가능한 상황에서 LPG충전소에서 셀프충전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LPG 충전기 제작업계에서는 국내 기준을 넘어 셀프충전이 허용된 외국의 기준에도 적합한 셀프 전용 충전기를 개발해 판매 중에 있다.

충전기 내에 결제기능이 포함된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했고 노즐도 일반 충전소에서 사용하는 레버식 노즐이 아닌 휘발유 주유기 노즐과 같은 방식의 LPG 전용 노즐을 장착했다.

셀프 전용 충전기가 아니어도 기존 충전기 옆에 키오스크 방식의 결제기능을 부착해 소비자들이 직접 결제하고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도 셀프충전은 가능하다.

특히 한 주유기 제작사에서는 휘발유·경유를 판매하는 셀프주유기와 동일한 기능에 방폭 기준까지 완벽하게 갖춘 셀프 충전기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LPG 셀프충전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셀프충전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 때문에 셀프충전 기능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LPG차 구매자는 셀프에 익숙해

LPG사용제한 폐지 이후 완성차 업체들은 LPG자동차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차량가격은 휘발유나 경유 차량에 비해 100~200만원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휘발유나 경유차를 운전해온 소비자들이 LPG 자동차로 전환하는 이유는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LPG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석유공사의 가격정보시스템 오피넷의 지난 23일 기준 전국 평균가격은 휘발유가 리터당1533.95원, 경유는 리터당 1397.03원, LPG는 리터당 851.71으로 LPG가 휘발유 보다 리터당 682원, 경유 보다는 545.32원이 더 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휘발유나 경유차를 운행하면서 셀프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셀프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 지난 23일 기준 오피넷의 주유소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셀프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517원으로 일반주유소의 리터당 1530원 보다 리터당 13원을 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 역시 셀프주유소의 경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379원으로 일반주유소의 리터당 1403원보다 24원을 싸게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많은 만큼 LPG자동차로 전환하더라도 셀프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고 ‘셀프는 가격이 싸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셀프충전에 대한 요구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유럽 등 해외에서는 LPG 셀프충전 규제 없어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을 비롯해 호주나 아시아 등 LPG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들 대부분이 셀프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EU 회원국 중 이탈리아와 폴란드의 경우 조금 늦은 2014년에야 LPG 셀프충전이 법적으로 허용됐다.

세계LPG협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지난 1950년대부터 LPG를 차량연료로 도입해 EU 회원국 중에서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차량용 LPG소비가 많은 국가다.

2017년 기준 LPG자동차는 230만대를 넘어서 전체 자동차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LPG차량 판매모델이 유럽에서 가장 많은 51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이탈리아도 불과 몇 년 전까지 안전을 위해 LPG 셀프충전을 금지했지만 이제는 셀프충전이 가능해 졌다.

지난 2012년 이탈리아 충전소 업계는 EU 회원국 대부분이 LPG 셀프 충전이 허용되는 것에 반발해 LPG 셀프충전의 허용을 건의하고 나섰다.

결국 2012년 말 이탈리아 경제부와 건설부 장관이 합의를 도출하고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에 준비안을 전달해 2014년 4월 LPG 셀프충전 허용 법안이 통과됐다.

단 이탈리아 정부는 LPG 충전소에 안전을 위한 CCTV를 설치하고 충전기에 충전단계를 표시하도록 하는 한편 응급 상황 시 대처 방법에 대한 지침도 표시하도록 했다.

또한 LPG 충전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자는 본인을 확인하는 식별카드(ID카드)를 소지해야 하며 충전시에는 식별카드를 충전기에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U 회원국 중 차량용 LPG소비량이 가장 많은 폴란드 역시 안전을 이유로 LPG 셀프충전을 불허해 오다가 지난 2012년부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LPG 셀프 충전 허용을 위한 개정작업에 들어가 2016년부터 셀프 충전을 허용했다.

스페인 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노즐과 LPG(Auto Gas) 노즐이 나란히 걸려있다.

 

◇  LPG 셀프충전 안전성 검토위한 시범사업 추진 기대

LPG 셀프충전을 허용할 경우 기술적 검토 외에도 소비자의 안전성 확보방안에 대한 대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셀프충전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실시돼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LPG 충전업계에서는 운전면허 시험 과목에 포함해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LPG운전자교육 폐지 후 LPG 안전 과목이 운전면허 교육과목에 포함된 사례가 있는 만큼 LPG 셀프충전에 대한 과목도 운전면허 시험과목에 포함시킬 경우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LPG 충전소 안전관리자를 통해 안전교육을 현장에서 받는 것으로 이탈리아처럼 개인 식별카드를 통해 운전자 교육을 이수했음을 식별하는 경우에만 셀프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LPG 충전업계 관계자는 “LPG 셀프충전 허용 시 LPG자동차 보급 활성화와 소비자가격 인하는 물론 사업자 비용부담 완화를 통한 충전소 보급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안전한 LPG자동차 이용을 위한 대안 등을 검토하기 위해 LPG 셀프 충전 시범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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