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지분 17%, 1조4천억에 매입 계약

2.9%는 콜옵션 확보, 사우디 원유 판로 확대 목적인 듯

UAE에 이어 사우디까지, 오일뱅크 두번째 중동 산유국 자본 참여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다만 당초 계획 보다 지분 인수율은 낮아졌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지주가 91.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15일 공시를 통해 아람코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사간 주식인수계약(SPA) 및 주주간 계약 체결로 사우디 아람코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17.0%를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게 된다.

아람코가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지난 1월 공시와 비교하면 이번 지분 인수율은 2.9%가 줄었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번 계약에서 아람코에게 현대오일뱅크 지분 2.9%에 대한 콜옵션을 보장했다.

이번 계약으로 아람코가 S-OIL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정유사 4곳 중 2곳에 대한 경영권을 직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S-OIL은 A.O.C.B.V(Aramco Overseas Company B.V.)가 61.52%의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어 2대 주주가 되면서 경영권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지주는 공시를 통해 ‘아람코의 이번 투자와 관련된 주주의 권한, 회사의 경영 등 주요 내용들을 양사간 계약을 통해 합의했다’고 밝혀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주요 주주로써 일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OIL에 이어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 대주주가 된데는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하는 미국의 원유 수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S-OIL은 원유 대부분을 사우디 아람코와 장기 계약을 맺고 구매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아람코가 대주주가 되는 것을 계기로 사우디산 원유 구매 확대를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9년에 만에 다시 중동계 자본을 대주주로 맞이하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였던 현대중공업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지난 1999년 콜 옵션을 전제로 중동 아랍에미레이트 국영 기업인 하노칼 홀딩 B.V.(Hanocal Holding B.V)의 모 기업 IPIC와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다시 인수하면서 지난 2010년 8월 최대 주주가 되며 경영권을 행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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