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단지 62m 높이 바람개비로 전기 생산

▲ 바람많은 제주에서는 바람으로 돈을 번다. 한경과 행원풍력단지에서는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남부발전은 한경풍력단지에 287억원을 투입해 추가 풍력발전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경 풍력발전단지에서 현지 관계자가 기자에게 발전원리 등을 설명하는 모습
‘바람 불어 좋은 날’

남부발전에서 운영하는 제주 한경 풍력발전단지 사람들은 바람이 불어야 신이 난다.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시스템은 바람이 불어야 돈이 된다.

제주도 한경면에 위치한 남부발전의 풍력단지를 찾은 지난달 23일에는 마침 발전하기 충분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2004년 3월 발전사업자로는 최초로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에 150여억원을 들여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 남부발전은 이곳에만 6000kW 규모의 발전이 가능한 4기의 풍력발전기를 운영중이다.

그간의 발전량은 3만MWh 수준.

하지만 추가로 287억원을 투입해 11기의 풍력발전을 건설중에 있어 빠르면 오는 6월 경 총 15기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발전량은 1만4000kW규모에 달하게 된다.

현재 제주도에는 제주도청에서 운영중인 행원풍력단지가 가동중에 있지만 규모면에서는 단연 한경풍력단지가 으뜸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건설된 행원단지의 경우 1기당 발전용량이 600~750kW급이지만 한경면은 1기당 1500kW급으로 두배이상 크다. 그만큼 타워의 높이도 높아졌고 회전날개의 직경도 커졌다.

행원단지의 발전기의 경우 높이가 45m이지만 한경면의 발전기는 높이가 무려 62m로 높아졌다.

◆제주, 한경^행원단지 가동중 = 풍력발전이란 회전자를 이용해 바람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 기계적 에너지로 발전기를 구동해 전력을 얻어내는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바람의 힘을 회전력으로 전환시켜 발생되는 유도전기를 전력계통이나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기술을 말한다.

풍력발전시스템의 설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선정에 있다.

가장 먼저 풍황(바람의 성질)이 중요한데 돌풍이 자주 불어서도 안되고 연평균 바람의 세기가 초속 6m를 초과해야 한다.

풍력발전의 날개는 적어도 초속 2.5m의 바람이 불어야 움직이고 4m 이상이어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최초의 전기생산은 날개가 1800바퀴 회전한 후부터 이뤄진다.

날개는 풍속이 초속 25m일때까지 회전하고 그 이상 거센 바람이 불면 동작을 멈추는데 이런 바람은 풍력발전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제주도만큼 풍력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제주도의 풍력이용률(하루중 바람이 불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해 내는 시간)은 25~30%에 이른다.

풍력산업으로 유명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풍력단지의 이용률이 15~2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돌과 여자, 바람이 많아 3다도로 불리는 제주도는 실제로도 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이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힐 만큼 바람이 많은 셈이다.

그중에서도 제주 한경면은 남부발전이 에너지기술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풍력량을 비롯해 풍력발전이 들어설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선정됐을 만큼 풍력발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은 한전에 판매해 일반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한전은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1kW당 107.66원에 구입하는데 전기 생산 단가는 kW당 90원선으로 약 17원씩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화력발전의 전기 생산단가보다는 비싸지만 환경친화적인 시스템이라는점을 감안하면 설치이후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 풍력발전 여건 세계 최고 수준 = 하지만 풍력발전시스템이 확대보급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은 풍력발전기를 전량 덴마크나 독일 등 해외에서 수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부발전의 한경풍력발전단지에 설치된 발전기도 모두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RAS)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풍력발전기를 지탱하는 62m 높이의 타워만 국산일 정도다.

하지만 제작사와 설계사가 기술전수를 피하고 있어 기술자립은 물론 사후관리조차도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풍력발전시스템사업은 이제 막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초보단계로 연구개발이나 활성화부분에 대해서는 논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보다 원활한 보급을 위해 민간자본을 합해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풍력발전 관련 총 37개 과제에 541억8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했고 그 결과 지난해에서야 유니슨이 국내 처음으로 750kW급의 풍력발전기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을 정도다.

하지만 정부가 풍력발전의 수요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총 2250MW규모의 풍력발전 설비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니슨과 효성, STX 등에서 풍력발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유니슨의 경우 지난해 750kW 기어리스형 풍력발전기 국산화에 성공하고 오는 8월 정부가 주관하는 ‘대관령 풍력발전 실증 연구단지’에 설치해 현장성능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효성도 내년까지 2MW급의 국산화된 풍력발전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효성의 경우 풍력발전기의 핵심인 발전기 기어박스 타워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풍력발전에 대한 민간사업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국내 풍력발전이 내실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지원과 육성의지, 인허가 절차의 간소화, 세제 및 금융지원, 정부 지원대상 사업의 확대 등 지속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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