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주유소시장 10% 근접, 농협 공급가 추가인하도 추진

-연내 주유소시장 10% 근접, 농협 공급가 추가인하도 추진-
- 선발 정유사, 계열주유소 공급가 인하 압력에 곤혹 -

현대오일뱅크(대표 서영태)의 제주상륙작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3월 제주지역에 첫 발을 디디며 명실상부하게 전국구에 진입한 현대오일뱅크는 농협을 중심으로 하는 소매 유통망 확보에 주력하며 시장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SK와 GS칼텍스, S-Oil 등 선발 3개사가 삼분하던 제주 석유유통시장은 현대오일뱅크의 진입으로 경쟁이 본격화되며 소비자들은 반가워하는 모습이다.

전국 최고가였던 제주지역 석유판매가격이 서울지역보다 낮아진 것.

하지만 이곳에 먼저 진입한 정유사와 그 계열 주유소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신규 주유소 등록이 크게 늘고 있고 가격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 정유사 계열 주유소들은 석유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협의회를 구성하고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정유사를 압박하고 있다.

◆3파전 시장에 다크호스 = 제주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현대오일뱅크의 상표를 도입한 주유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와 5년간의 독점적인 석유공급계약을 맺고 지난해 3월 제주 석유유통시장에 첫 진출한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15곳의 농협 계열 석유판매점에 석유를 공급중이다.

한림과 표문 등 6곳의 지역단위농협 주유소와 9곳의 석유일반판매소가 그 대상이다.

제주지역내 총 19개의 단위농협중 주유소를 운영중인 6곳 이외의 나머지 농협들도 주유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현대오일뱅크 김준호 제주사업부장에 따르면 단위농협에서 주유소를 신규로 오픈하겠다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6곳의 농협계열 주유소들 모두가 제주지역내 판매량 순위에서 상위 10위안에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협에서 추가로 주유소 시장에 진입할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시장장악력과 파괴력은 주유소 확보수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의 제주 진출은 일반 석유유통시장에도 상당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농협을 등에 업고 제주 석유유통시장에 진출한 현대오일뱅크는 일반 석유유통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신규 개발 위주로 일관하고 있다.

경쟁 정유사 계열의 주유소를 유치할 경우 보다 손쉽게 제주 석유소매시장에 안착할 수는 있지만 경쟁정유사들을 자극시켜 주유소 확보경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소모적인 경쟁을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표현하면 ‘도발’로 해석될 수 있는 일체의 경쟁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2곳의 자영주유소와 1곳의 직영주유소를 확보해 영업중에 있다.

이들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가 제주시장에 진출한 이후 신축된 것들로 타 정유사의 흔적이 전혀 묻어 있지 않은 순수 오일뱅크 혈통들이다.

이외에도 현재 4곳의 주유소가 건설중이고 조만간 1~2곳 정도가 추가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준호 제주사업부장은 “올해 안에 모두 6~7곳의 주유소가 현대오일뱅크 상표를 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쯤이면 현대오일뱅크 계열 주유소는 농협계열을 포함해 15곳 정도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영업중인 160여 곳의 주유소중 약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적극적으로 주유소 건설에 나서면서 신규 건설 붐이 제주 전역으로 확산중이다.

그간 신규로 건설된 주유소는 한해 3~4곳에 불과했지만 제주지역내 신도로 건설의 영향과 현대오일뱅크의 적극적인 유통망 확대 정책이 맞물려 전체적인 신규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김준호 제주사업부장은 “지난 한해 동안 제주지역에 신규로 등록한 주유소는 14곳을 기록했고 올해도 최소 13곳이 새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mg2>◆신규건설 위주 주유소 확보 = 현대오일뱅크가 제주 석유유통시장에 진입하면서 그 효과는 소매가격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내륙에서 유조선 등으로 기름을 실어 나르는 추가 수송비 부담을 안고 있는 제주지역은 그간 전국 최고 수준의 석유판매가격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의 제주 진출 이후 서울지역보다 낮은 판매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서울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82원, 제주지역은 1399원으로 제주지역 평균값이 17원 정도 높았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제주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이 리터당 1503원으로 서울 평균값인 1521보다 18원이 낮은 가격역전현상이 나타났다.

경유가격 역시 지난해 1월에는 제주지역 평균가격이 서울보다 리터당 42원이 높았지만 올해 1월에는 오히려 1원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오일뱅크가 제주 농협에 공급하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기존 거래선에 비해 크게 낮추면서 발생한 효과들이다.

제주농협본부 유통자재팀의 강재탁과장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와 계통구매계약을 맺은 이후 공급받는 석유가격은 기존에 거래하던 정유사에 비해 유종별로 리터당 60~90원까지 낮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농협 계열 주유소 인근에 위치한 경쟁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은 제주 평균 석유판매가격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제주농협에 제공하는 석유가격을 추가로 낮출 예정이어서 가격경쟁의 파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오일뱅크가 제주지역 농협에 공급중인 석유가격은 해상 수송비 등을 감안해 농협중앙회가 정유사들과 맺은 계통구매가격에 비해 리터당 15원 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내륙지역과 동일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김준호 제주사업부장은 “향후 제주농협 석유판매업소에 대한 공급가격이 농협중앙회 계통구매가격과 동일하게 책정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가격인하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값 서울보다 낮아져 = 현대오일뱅크가 제주지역 석유소매가격의 인하 경쟁을 촉발하면서 경쟁 정유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SK와 GS칼텍스, S-Oil 등 3개 정유사 계열 주유소들은 현대오일뱅크의 제주진출 이후 잇따라 자영주유소 협의회를 발족하고 해당 정유사를 상대로 가격인하를 요구중이다.

그 결과 현대오일뱅크의 전략적 거점격인 농협 계열 주유소에 인근한 석유판매사업장들은 현대오일뱅크가 제주농협에 공급하는 가격 보다 20원 정도가 높은 수준에 공급받고 나머지 주유소들은 정유사 공장도가격 수준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정유사와 주유소간의 마찰이 재연되고 있다.

일부 정유사들이 당초 합의와는 달리 정유사 공장도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석유를 공급하면서 자영주유소 운영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주유소협회 제주지회 차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내륙 지역 주유소들이 공급받는 현물가격과 동일한 조건으로 공급해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하고 정유 3사 대표에게 발송한 상태다.

제주지역내 GS칼텍스 자영주유소협의회 대표인 임성만회장은 “임시총회에는 약 70~80여명의 주유소 사업자들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건의문을 채택했다”며 “오는 2월 10일까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제주지역내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제주지역내 석유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설명 : 제주도에 공급되는 현대오일뱅크의 기름은 두가지 경로로 수송된다. 휘발유와 등유는 기름을 실은 탱크로리채로 선적돼 제주항에 운반되고 직접 주문한 주유소에 배달된다. 경유는 유조선에 실려 서귀포항에 도착한 후 탱크로리들이 애월항에 위치한 저유소로 이송한다. 애월항과 약 400미터가 떨어진 저유소의 배관망 공사가 주민들의 민원으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만간 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으로 이때쯤이면 모든 기름이 애월항을 통해 입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주도내 현대오일뱅크 계열 주유소(위부터)와 제주항 전경, 애월항 인근에 위치한 저유소다. 저유소는 1만배럴 규모 저장시설 4기와 1만5000배럴 용량 1기 등 총 5기의 저장시설이 확보되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외에도 석유수입사인 페타코가 건설하다 부도로 중단된 토평터미널도 임대해 사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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