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흑산도 공항건설 반대가 영향 미쳤을 것
환경운동연합, 참여정부 개발주의 과오 되풀이 우려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환경운동가 출신인 환경부 안병옥 차관이 1년만에 교체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그 이유가 안 차관이 그동안 흑산도 공항건설 사업을 비롯한 여러 개발사업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청와대는 갑작스럽게 환경부 차관 교체를 발표했다. 후임은 관료 출신의 박천규 실장으로 결정됐다.

청와대는 차관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환경부 차관 교체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시민사회는 안병옥 차관이 그동안 이낙연 총리의 주력사업인 흑산도 공항건설에 반대하다가 경질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인사가 문재인정부의 개발주의 선회 신호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안병옥 차관은 통상 관료출신을 차관으로 임명해온 관례를 깬 파격적인 인사였다.

이는 지난 7월 4대강사업 정책감사결과에서 확인한 것처럼 MB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탈법과 편법을 무릅쓰고 4대강사업에 공조해온 환경부 공무원 집단에 대한 경종이었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장·차관을 임명한다는 것은 환경부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더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하지만 한 달도 남지 않은 9월 19일 국립공원위원회 흑산도 공항 심의를 앞두고 그동안 우려의 목소리를 낸 차관을 관료출신으로 교체하는 것은 환경부를 길들여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환경운동연합은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문재인 정부의 이번 환경부 인사는 ‘SOC 시장’에 새로운 신호를 보냈다고도 주장했다.

차관이 경질되고 장관 교체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강원지역 언론은 환경부 장관 유임으로 ‘춘천-속초 철도,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심리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른바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 환경부 장·차관이 교체되길 바라는 이들이 강원도에만 있겠냐”며 “전남의 흑산도 공항 개발, 전북의 새만금 개발, 제주 제2공항 건설, 경기도의 특별대책구역 내 공장입지를 기대하는 개발세력이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 세대가 현재의 경제구조와 체질을 바꾸어 놓아야 한다”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부동산·토목건설 경기를 부추기는 정책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문재인 정부가 앞선 참여정부의 개발주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환경운동연합은 문재인 정부가 자본·관료·전문가가 결탁된 개발기득권을 넘어서 돌파해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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