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유력, 등유도 가능

휘발유·경유 유력, 등유도 가능

석유제품 선물시장 상장을 위한 시동이 걸렸다.

휘발유와 경유의 선물시장 상장을 추진해온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이사장 이영탁)는 타당성 검토와 관련된 그간의 연구용역결과를 중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3일 서울 여의도 서울 사옥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연구용역 수행자인 서울대 이인호 교수와 안동현 교수, 산업기술대 에너지대학원의 강승진 교수가 석유제품의 선물시장 개설과 관련된 그간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들 연구자들의 발표문을 토대로 석유제품 선물시장 상장과 관련한 연구용역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 왜 석유선물인가? -

석유제품은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상품이며 가격변동성이 큰 제품이다.

석유제품의 가격변동성은 생산활동의 어려움을 초래한다.

또 국내 석유제품시장은 소수의 생산자들에 의해 제한적인 경쟁만이 일어나고 있어 경쟁촉진이 필요한 산업분야다.

국제유가나 싱가포르 석유현물시장의 가격변화추이와 국내 세전 휘발유 가격의 변화추이를 연동해보면 원유나 국제시장의 석유현물은 가격변동에 민감한데 상대적으로 국내 휘발유가격의 변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선물시장은 가격변동의 불투명성 등 불완전한 경쟁요소를 최소화하고 가격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방어해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을 나눌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다만 석유제품을 선물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가장 큰 문제점은 현물시장의 과점적 구조다.

일본의 경우 석유제품 선물시장 개장 초기에 정유사를 지배하는 대형 대리점 사업자들이 선물시장 참여에 부정적이었다는 사실로도 확인된다.

또 석유대체연료사업법령에 근거한 석유사업자들간의 수평거래 금지나 상표표시제 같은 규제도 선물시장 개설의 문제가 될 수 있다.

- 상장추진 유종은 제품 동질성이 관건-

석유제품이 선물시장에 상장되기 위해서는 거래 제품의 동질성이 확보돼야 한다.

또 거래량이나 소비량, 거래참가자의 수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선물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석유제품으로는 휘발유와 등유, 경유, B-C유, 납사, 제트유 등이 있다.

이중 B-C유는 거래량은 크지만 유황함량이 다양하고 소비자가 소수다.

납사 역시 소비량이 전체 석유의 35%에 달하지만 제품의 규격이 다양하고 소비자가 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는 제품의 규격에서 동질성이 확보되고 소비자도 풍부해 선물시장 상장이 가능한 유종으로 분석된다.

휘발유는 보통무연휘발유를, 경유는 자동차용 초저유황 경유를 기준으로 하고 선물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실내등유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석유제도개선 필요-

석유사업법에 근거한 석유사업자들간의 수평거래 금지나 상표표시제도 등의 규제는 석유 선물시장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현재처럼 수평거래가 금지되고 상표표시제도가 유지될 경우 수평거래 금지로 빈약한 현물시장에서 상품의 동질성 확보가 어렵게 된다.

수평거래 금지나 상표표시 제도 등의 제약으로 일반적인 실물 인수도 방식의 선물상품 설계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금결제와 실물 인수도를 병행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

수평거래가 허용되지만 상표표시제도가 유지될 경우는 상표표시제로 인해 혼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져 선물시장에서 현물인도시 특정제품의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수평거래의 허용으로 현물시장에서 상품 스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불균형은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수평거래가 허용되고 상표표시가 폐지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현물인도에 의한 최종결제방식으로 실물수요자 및 공급자가 주요 투자자가 되며 여기에 반대거래를 설정하고 진입하는 개인투자자 등의 비실물투자자가 참여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

특히 가격투명성이 확보되고 선물시장이 현물공급의 새로운 판로로 활용돼 현물시장에서도 경쟁적 요소가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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