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허브여수의 놀라운 경영실적이 경고음으로 들리는 이유
오일허브여수의 놀라운 경영실적이 경고음으로 들리는 이유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17.11.02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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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이타임즈 김신 편집국장] 이른 바 ‘빽’이 있으니 돈 벌기도 쉽다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하니 씁쓸하고도 부럽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국책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동북아오일허브의 첫 삽을 뜬 오일허브코리아여수(이하 오일허브여수)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일허브여수의 지난해 매출액은 767억원, 영업이익은 407억원을 기록하며 53%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까지 501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266억원, 역시 이익률은 53%를 유지하고 있다.

100원 어치 팔아서 인건비와 관리비 등 각종 고정비용을 빼고도 남는 돈이 50원을 넘고 있으니 요즘같은 세상에 이런 대박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오일허브여수는 출범은 물론 운영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작용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글로벌 석유 물류 기업들을 유치해 싱가포르 처럼 석유를 자유롭게 거래하고 금융을 일으키는 허브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은 5년 임기 정권의 치적 쌓기용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부 의도와 달리 글로벌 기업 유치에 실패하면서 이 회사 주주가 된 국내 기업들은 정부에 팔 목 비틀려 억지춘향격으로 참여한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오일허브여수 운영 과정에서도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주문이 뒤따랐는데 원치 않게 참여한 주주에게 저장시설도 일정량 의무 사용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석유공사와 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등 국내 3대 주주와 유일한 외국계 기업인 중국항공석유 등 4개사는 오일허브여수가 보유중인 820만 배럴 규모 저장시설중 58.9%에 해당되는 483만9000배럴에 대한 의무 사용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오일허브여수 설립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 등 원활한 타인 자본 발행 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에 대한 보증이 필요해 주주사들이 시설 의무 사용 계약을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오일허브여수를 살려보겠다는 민간 기업들의 순수한 자발적 결정이라는 것인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정황이 주주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무사용 계약 기간은 2013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8년 동안으로  이 기간 동안에는 저장시설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약정된 임차료는 꼬박 꼬박 지불해야 하며 이같은 안정된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오일허브여수의 놀라울만한 영업이익률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사이 주주사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

오일허브여수가 들어선 부지의 주인은 석유공사로 이 회사로부터 연평균 15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도 받고 있다.

그런 석유공사 역시 오일허브여수로부터 151만 배럴의 저장시설을 의무 임차해 사용중인데 매년 적게는 40여억원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 의도대로 임차한 저장시설을 활용해 석유를 사고 파는 오일허브의 역할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거나 또는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안되니 그저 애먼 돈만 축낼 수밖에 없다.

민간 주주사 역시 매년 100억원이 넘는 임차료를 공돈으로 날리면서도 드러내놓고 불만 조차 얘기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오일허브여수가 주주사들과 약정한 저장시설 의무 사용 계약은 2021년이면 종료된다.

이 때 까지 오일허브 취지에 걸맞는 글로벌 물류 기업들과 석유 유동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저장시설들은 깡통이 된다.

그래서 오일허브여수의 놀라운 경영 실적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처럼 들린다.

그 한편에서는 ‘돈 잘 버는데는 역시 정부만한 빽이 없구나’하는 경외심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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