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영향으로 북미의 수출물량 급감…CP에 악영향 끼쳐
경쟁서 주도권 잡은 사우디, 향후 CP 상승 이어질 듯
‘미반영분’ 안고 있는 LPG수입업체, 다음달 가격도 ‘먹구름’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국제 LPG가격(이하 CP) 때문에 LPG수입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초대형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의 원유생산시설이 밀집해 있는 텍사스 주를 강타한 이후, CP가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이후 CP가 두 달 연속 상승한데다, 11월 CP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LPG가격이 상승하는 타이밍도 절묘하다. 5인승 RV까지 LPG일반인 사용이 허용되자마자 LPG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일부 국민들이 LPG차의 일반인 사용제한이 풀리면 LPG가격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정말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선 앞서 설명한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 원유생산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면서 가동이 중단된데다, 한동안 원유를 수송하는 배들도 띄우지 못해 납품물량이 밀린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납품물량이 부족하다면 비축분을 활용하면 되지만, 현재 미국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례없는 저유가로 인해 셰일에너지 개발사업이 그동안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최근 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미국의 에너지업체들이 셰일에너지 개발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개월은 지나야 가격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인도의 LPG소비물량도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도 CP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중국의 경우에는 PDH 생산시설이 급증하면서 석유화학용 LPG소비량이 늘고 있고, 인도의 경우에는 최근 가정‧상업용으로 LPG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여기에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LPG사용량이 증가한 것 역시 ‘설상가상’으로 CP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 ‘승기’잡은 사우디, 향후 CP도 올릴듯…깊어지는 LPG 수입업체의 고민

흔히 치킨게임으로도 알려진 중동과 북미의 에너지가격싸움에서 하비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은 미국 때문에 LPG가격결정의 주도권을 쥔 건 사우디아라비아다.

파나마 운하 확장 재개통 이후 아시아 유입물량의 지분을 높여가던 미국이 하비로 인해 유통물량이 급감하면서 아시아 LPG소비물량 중 사우디 물량의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약해진 틈을 타 사우디가 향후 CP를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미국이 하비의 충격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고, 셰일에너지 생산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도 물론 존재하지만 최소 연말까지는 CP가 상승추세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관련업계에서는 대세다.

CP가 높아지는 만큼 LPG수입업체들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CP에 맞춰 국내 유통가격을 올리자니 충전업계, 택시 등 연관업종의 반발도 예상되는데다, 최근 경쟁연료인 LNG는 국제가격이 안정화 돼있어 문제가 된다.

하지만 LPG수입업체들은 무턱대고 가격을 동결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올해 초에 발생했던 가격 미반영분의 영향으로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올해 초에 발생한 미반영분을 해결하지 못한 LPG수입업체들이 하반기에도 미반영분이 발생한다면 얼마나 더 실적이 악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외적으로 악조건이 겹치고 있는 가운데, 과연 LPG수입업체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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