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국내 최대 석유유통기업중 한 곳인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유통부문 매출이 지난해 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 알뜰과 고속도로 알뜰 등 전국 600 여곳이 넘는 주유소에 대한 석유 공급권을 가지고 있는 석유대리점인 석유공사 매출 치고는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석유공사가 공시한 알뜰주유소 사업 부문 매출은 한 달에 수천 드럼의 석유를 판매하는 대형 주유소 서너곳의 매출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사업이 단순 석유 중개 역할이기 때문에 거래 매출이 모두 잡히게 되면 외형이 지나치게 커져 기업 실적이 왜곡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정유사와 주유소간 거래 과정에서 석유공사는 공동 구매 입찰을 주관하고 공급 업체를 선정해 연결시켜주는 브릿지(bridge) 역할에 머무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계 처리상 문제가 없다고도 밝히고 있다.

하지만 286억원의 매출액을 산정한 기준은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석유공사는 자신들의 역할을 입찰을 통해 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사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는 1부 시장과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현물시장 등을 통해 석유를 구입하는 2부 시장으로 구분해놓고 있다.

구매 방식의 차이일 뿐 모두 석유공사가 직접 석유를 구매하고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기 때문에 매입과 매출이 발생한다.

그런데 감사보고 손익계산서에는 2부 시장 매출만 계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석유 거래가 1부 시장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조 단위에 달할 수 있는 매출이 수백억원대로 왜곡돼 표기되고 있는 셈이다.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부당한 시장 개입, 공정 시장 질서 왜곡, 공권력 남용 등 다양한 비난을 받고 있는 정부 정책 사업이다.

석유유통경험이 없고 단 한 곳의 주유소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석유공사가 단숨에 국내 최대 석유유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은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전국적으로 700곳에 가까운 지방 농협 주유소를 관장하는 농협중앙회, 역시 160곳이 넘는 고속도로 주유소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는 도로공사를 한데 묶어 단 한 곳의 주유소도 없는 석유공사가 정유사를 대상으로 공동구매입찰을 주관하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 바로 정부다.

결국 석유공사는 공동구매한 석유를 판매할 주유소도 확보하지 않은 채 대기업 정유사를 입찰 시장에 끌어 들이는 바잉 파워를 행사할 수 있었으니 출발 부터가 불공정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 했다.

더구나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전국적으로 수많은 석유대리점과 일반 주유소들은 졸지에 석유공사 그리고 알뜰주유소와 경쟁 관계에 내몰렸으니 민간이 행정력과 경쟁한다는 불만을 사기에도 충분했다.

엎질러진 물이니 알뜰주유소 사업을 철수할 수 없다면 석유유통시장안에서 석유공사가 얼마나 많은 석유를 구매해 유통시키고 그 과정에서 매출과 손익은 어떤지 등의 실적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맞다.

경쟁을 촉진시켜 시중 기름값을 내리겠다며 석유유통시장에 행정력이 개입한 명분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그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올린 매출은 어느 정도 인지 또한 인건비와 마케팅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등은 얼마나 사용했는지, 손익은 어떻게 발생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석유공사와 경쟁해야 하는 수많은 석유대리점이나 일반 주유소들이 석유공사의 정확한 영업 실적이라도 제공받아야 그나마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는지 가늠이라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 소비 정체와 폐업이 잇따르는 구조조정 업황 속에서 민간은 살아 남기 위해 각종 비용과 부담은 고스란히 떠안고 석유 거래 실적이나 유통 가격 등은 정부와 석유공사에 모두 의무 보고하는 상황에서 공권력을 지원 받고 있는 석유공사의 영업 환경이나 실적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으니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한 경쟁’의 의미가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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