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발전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올해 총 1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은 주형환 장관이 참석한 올해 업무보고 자리에서 총 15조원의 투자를 통해 경기 회복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좀 더 확실히 표현하면 한전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 등 관계사를 망라한 총 투자 금액이 그렇다.

산업부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과 유지보수에 9조원을 투입하고 에너지신산업 1조7000억원, 신재생에너지 분야 8000억원 등 자금을 투자한다.

기업이 공개된 한전은 이같은 투자 계획을 주주들에게도 공식 공시했는데 투자 목적을 ‘시장 창출 및 경제 활성화 기여’라고 설명했다.

공적 영역에서 발생한 수익을 국가 경기를 살리는 목적으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환영받을 일이 분명하다.

특히 천문학적 자금을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 놓고 투자에 인색한 민간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찬양받을만한 일이다.

그런데 염려가 앞서는 것은 거대 공기업이 침체된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 전시행정의 볼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대목이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까지 누계 매출액 44조9042억원, 영업이익은 10조7340억원의 견실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이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제 모순으로 하절기 폭염속에서 냉방기기를 가동하고 요금 폭탄을 맞은 국민들의 엄청난 분노를 샀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국민들의 땀을 식히는 댓가 등으로 매출액 대비 23.9%에 해당되는 엄청난 영업이익율을 기록중인 만큼 이익의 쓰임새는 건전해야 한다.

기업이 영속성을 지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 처럼 한전은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부채 규모는 연결재무 기준으로 103조9344억원에 달한다.

한 해 이자로만 수 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벌어 들인 돈으로 부채를 줄이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주문인데 한전은 한 해 이익 규모를 뛰어 넘는 돈을 올 해 투자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것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한전이 대규모 흑자에도 불구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천문학적 부채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난해 본지의 지적과 관련해 한전의 한 내부 직원이 익명으로 제기한 주장이 오버랩된다.

이 관계자는 본지 기사와 관련해 ‘한전 직원들은 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한전 이익금을 대부분을 각종 투자금으로 사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부양으로 목적으로 책정된 투자금의 마땅한 사용처를 발굴하지 못해 한전 일선 사업소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업무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소개했다.

만약, 정말로 만약에 이 같은 제보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정부는 ‘하루살이 정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잠깐 위임받았을 뿐인 정권 그리고 장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 공공기관장들의 스쳐 지나가는 치적쌓기에 바르게 쓰여야 할 공공기관의 예산이 누수되고 허투루 쓰이는 꼴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야를 비롯한 적지 않은 공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지나치게 높아 정부는 강도 높은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 플랜을 시행중이다.

이제라도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들의 예산과 수익 집행의 우선 순위 그리고 투자 적정성 등에 대한 보다 공정하고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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