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확인·예산도 확보, 예타 안 거쳐 자금 집행 못해
한국개발硏이 타당성 재조사, 산업부는 자금 확보 방안 모색
수시배정·추경 확보 등 쉽지 않아 내년 예산 기대해야 할 듯

[지앤이타임즈 배유리 기자]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사업은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농어촌 등 에너지 소외지역에 LPG 소형저장탱크를 설치 해 도시가스와 같은 원리로 각 가구에 LPG를 중앙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경제성과 편의성, 안전성 등이 확인돼 확대 보급이 모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범 사업 추진 주체인 산업부는 LPG소형저장탱크 시범보급사업의 사회적 편익을 근거로 국회를 설득해 2016년 군단위 LPG 배관망 시범 사업 예산으로 120억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어 시작부터 관련 사업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군단위 LPG 배관망 사업과 같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의 경우 산업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지 않고 예산에 반영 됐기 때문에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타당성재조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산업부는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에 편의성과 경제성이 확인된 LPG배관망 사업을 추진할 충분한 명분은 확보했지만 국가재정법에 근거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으면서 확보된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올해 예산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상태다.

◆ 경제성 등은 확인됐지만…

사회복지시설과 농어촌 마을단위로 지원되던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 사업과 별도로 산업부는 지난 2015년에 군단위 LPG 배관망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군단위 LPG 사업은 LPG 유통단계 축소와 집단 공급 방식 등 기존의 LPG 용기 개별 공급 방식에 비해 약 30~50% 정도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집단공급형 LPG배관망을 설치할 경우 용기형 LPG, 실내 등유에 비해 경제성,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후 소비자 가격도 LPG용기의 경우 kg당 1711원 가량이지만 집단공급형 LPG배관망을 설치할 경우 세후 소비자가격은 kg당 829원에 불과하다.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MJ당 가격(발열량 당 가격)에서는 LNG 18.18원, LPG용기 33.95원, 실내등유 20.47원에 비해 집단공급형 LPG배관망의 경우에는 16.45원에 불과해 오히려 LNG보다도 효율성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PG배관망을 설치한 마을주민들에 대한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도 연료비가 절감되고, 가스사용의 안전성과 편리성이 향상 대폭 향상된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가 마을 단위 LPG 배관망 사업을 군 단위로 확대하려는 명분은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 도시가스 공급 계획 없는 12개 지역 대상 선정

이 같은 근거로 산업부는 2019년 까지 도시가스 공급계획이 없는 전국 12개 군 지역에 대규모 LPG저장탱크와 배관망 설치를 지원하는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다.

현재 국내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은 도서지역은 옹진, 남해, 신안, 진도, 완도 등이고, 산간지역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청송, 영양, 장수 등 총 12개 지역에 달한다.

이 지역들은 지리적 여건, 낮은 사업성 등으로 2019년 이후에도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도시지역 주민들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으면서 취사․난방 연료비 지출액은 약 2배에 달하고 있어 지역 간 에너지 복지 불균형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도시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군단위 LPG배관망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12개 군 지역을 대상으로 단계적 도입을 모색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시범 보급 대상으로 화천, 청송, 장수군이 선정된 상태인데 정작 정부 예산이 지원되지 않으면서 전면 중단된 상태다.

군단위 LPG 배관망은 각 대상 지역별로 2년간 약 2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이중 국비가 50%, 지방비 40%, 지역주민이 10%를 분담하게 되는데 국비가 지원되지 않으면서 나머지 예산 집행도 멈췄다.

◆ 타당성 재조사 결과 언제 나올런지...

현재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 추진과 관련한 타당성재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진행 중 인데 올해 안에 정부 자금을 확보하고 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타당성심사과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부 사업을 추진하려면 먼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국회를 통해 예산이 반영됐기 때문에 집행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대신에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산업부는 절차상 큰 문제는 없는데 국회를 통해 확보한 예산 집행이 안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가스산업과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에 근거한 예비타당성조사는 거치지 않았지만 2015년 7월에 타당성 연구조사라는 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당시 조사 결과에 대해 재조사를 하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또 타당성재조사가 기한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와의 입장 차이로 군단위 LPG 배관망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예산 수시 배정 방안이나 추경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스산업과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수시배정예산이 풀리거나 국회를 통해 군단위 LPG배관망 보급 사업에 대한 추경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언제 또 어떤 방향으로 나올 것인지가 관건이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간단하지 않아 사실상 연내 집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인 지방 소도시에 도시가스와 유사한 공급방식을 구축해 편의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확인된 군단위 LPG 배관망 보급 사업이 예산 편성 절차를 놓고 정부 부처간 다른 해석으로 파행을 겪고 있어 시범 보급 대상으로 선정된 지자체도 상당 기간 공사 중단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청송 LPG배관망 시설공사

 

한국 LPG배관망 사업단이 시행하는 청송군 LPG 배관망 시설공사에는 배관 약 18.51km와 30Ton 규모의 LPG 저장탱크 2기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한다. 공사 완료 시 1303여 세대가 해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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