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2개월 연속, 외국산 휘발유도 자취 감춰
유가하락시 팔수록 손해, 저유가 장기화로 경쟁력도 상실

유가 하락기조가 계속되면서 대표적인 수입 유종이 경유 마져 수입이 중단됐다. 사진은 한 석유수입사의 탱크터미널 모습이다.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20 여 년만에 대표적인 수입 석유인 경유 도입이 중단됐다.

1992년 이후 매월 꾸준히 수입되던 경유가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자취를 감춘 것.

올해 들어 2월까지 수송 석유제품 수입이 전무한 것으로 집계된 것인데 석유공사가 석유수입실적을 공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수송용 석유제품 즉 휘발유와 경유의 수입량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유는 석유공사가 석유 통계를 분석, 공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매월 수입 실적을 기록했는데 24년만인 올해 1월, 수입 물량 ‘제로’를 기록했고 2월에도 도입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유공사가 집계하는 석유수입실적은 통관 기준으로, 석유수입사들이 도입해 보세 터미널에 보관중일 경우에는 실제 수입 기록에 잡히지 않는다.

내수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해 실제 통관 과정을 거치는 경우에 수입 실적으로 집계되는 것.

이에 따라 석유수입사들은 유가 변동 추이 등을 반영해 도입 석유의 통관 시점을 조율해 왔고 그 과정에서 극소량 즉 한달 평균 1000배럴 내외의 물량이라도 내수시장에 유통시키며 꾸준히 수입 실적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휘발유와 더불어 단 한 방울의 경유도 수입, 통관되지 않은 것.

휘발유는 그동안에도 수입물량이 소량에 그쳤고 그나마도 도입 시점이 들쭉날쭉해왔지만 석유수입사들의 주력 도입 유종인 경유 유통이 중단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 고착화되면서 석유를 수입해도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가 불가능하고 일시적인 유가 변동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석유수입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줄곧 내수 석유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석유를 수입한 때에 비해 내수 유통시키는 시점의 가격이 더 내려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고 올해 들어 일시적으로 반등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영세한 석유수입사 입장에서 수입 석유 재고의 평가 손익을 감안해 떠안고 있을 체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유 수입이 중단되면서 내수 시장에서 유통되는 석유제품은 모두 정유사 생산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과 같은 수입 석유 활성화 방안 등은 검토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내수 석유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정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입 석유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 석유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수입 석유제품에 한정해 관세 면제, 수입부과금 환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저유가로 기름값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정부의 인위적 시장 개입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기름값 안정을 목적으로 추진하는 알뜰주유소나 석유전자상거래 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바뀐 것이 없지만 석유수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자가소비 목적으로 석유를 도입하는 업체를 포함해 현재 산업부에 등록된 석유수출입업체는 40곳이 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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