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첫 임금인상 결정 위임

▲ 29일 허진수 생산본부장(오른쪽)과 박주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왼쪽)이 '2005년도 단체협약 갱신교섭 조인식'을 갖는 모습.
-과도한 조합활동 개선 등 단협도 마무리-

LG정유 노동조합이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측에 일괄 위임해 화제다.

특히 지난해 노사간의 갈등이 극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뒤의 결과로 더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정유에 따르면 회사 노조는 사측과 별도의 상견례 등 형식적 절차 없이 단체협약까지도 실무차원의 협의만을 거쳐 합의해 올해 임단협을 단 한차례의 본교섭만으로 마무리 지었다. LG정유는 29일 오후 2시 여수공장에서 허진수 생산본부장과 박주암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05년도 단체협약 갱신교섭 조인식’을 갖고 이같이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LG정유는 지난 23일 오후 허 본부장과 박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등 노사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가진‘2005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본교섭’에서 임금을 회사에 위임키로 잠정 합의한 데 이어, 지난 28일 노조 대의원대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이를 추인했다.

이날 조인으로 노사양측은 임금에 관한 위임과 함께 과도한 조합활동 등 노사간 갈등 유발의 요소가 된 일부 조항을 개선하는 한편, 복지후생항목을 강화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에도 정식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직무대행은 “지난해 한차례 파업이란 큰 홍역을 치른데다 회사가 GS그룹으로 새 출발하는 중요한 시기인 점을 감안해 임단협 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노사 상생의 길이라고 판단, 조합원들이 한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허진수 생산본부장은 “최근 급속히 어려워진 경영여건아래서 노조가 먼저 임금인상 결정을 회사에 위임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새로운 신뢰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가 글로벌 탑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정유노조는 지난 99년 IMF(국제통화기금) 시절 회사의 임금 동결 방침에 동참한 적은 있지만 자발적으로 임금안 자체를 위임한 적은 회사 창사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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