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협상 약화 지적

수요자 유리한 시장상황 적용, 경쟁효과 제대로 따져볼 때

말레이시아 MLNG, 러시아 사할린에너지, 예멘 YLNG 3사가 한국가스공사와 장기 LNG 도입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산자부는 신규 LNG 도입가격이 기존계약 대비 35∼40% 이상 저렴하고, 그 결과 향후 20년간 134억 달러의 도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또 이러한 결과는 가스공사와 발전사간 도입경쟁으로 인한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함께 입찰에 참여했던 발전자회사들은 3개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대신 산자부는 가스산업의 경쟁도입방식이 확정돼 신규사업자가 진입할 경우 장기도입계약을 승인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도입계약 승계가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다.

LNG 도입도매사업에 뛰어들 국내 사업자가 불과 몇몇의 대기업에 국한돼 있는 게 뻔한 상황에서 특혜시비를 불러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복잡한 승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량분할이나 요금문제 등 선결해야 할 문제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LNG 경쟁도입이 제대로 경쟁효과를 발휘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러한 효과를 얻기 위해 직도입 등 경쟁입찰방식을 채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유효성을 따져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이번 도입협상을 주도한 업계 관계자는 "직도입에 의한 영향이 거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협상중 갑작스런 경쟁도입으로 인해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될 뻔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가스공사가 정부의 승인 아래 지난 8월부터 도입계약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11월 갑작스럽게 발전자회사들이 협상에 참여해 과당경쟁이 발생, 해외 공급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간 도입협상력 약화가 현실로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가스공사와 발전사간의 경쟁방지대책을 주문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양측은 과당경쟁방지를 위한 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좋은 조건과 더 낮은 가격에 협상할 수 있었던 도입협상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역풍을 맞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따라서 신규 도입계약이 과거에 비해 낮아진 이유는 경쟁도입으로 인한 효과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요자에게 유리한 국제 LNG시장과 도입물량이 500만톤으로 대규모인데다, 탐사기술 등의 발달로 생산비 인하 및 축적된 협상노하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번 계약과정에서 경쟁과 총량규제를 명분으로 정부의 개입여지만 증가시키고, 도입협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국제 LNG시장은 향후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사용선택 증가와 미국과 중국 등의 LNG수요 폭등, 신규 LNG 도입국 증가 등이 예상되면서 시장의 중심이 공급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LNG수요는 오는 2010년 4천6백만톤 수준의 도입량을 보이면서 2012년이면 LNG 도입규모 면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수요자에게 유리한 국제시장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번 장기 도입계약협상을 진행하면서 경쟁도입을 이유로 협상시기를 늦춰 국제 LNG시장이 수요자에게 가장 유리했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수 차례 받아왔다.

기후변화협약 발효 등으로 천연가스산업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띠는 시기에 정책실기의 시행착오라는 지적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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