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금과 각종 지원 등을 통해 알뜰주유소 브랜드를 런칭하고 육성하는 배경은 기름값 낮추기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 향상에 있다.

전국적으로 1000 여곳이 넘어선 알뜰주유소를 묶어 정유사를 상대로 공동 구매 입찰을 실시하면서 기름값은 낮아지고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바잉파워가 행사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측정할 길이 없다.

알뜰주유소 중 가짜석유 판매 등 각종 석유사업법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데 정부는 좀처럼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일반주유소에 섞여 그 명단이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한 정부의 알뜰주유소 불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전남 순천의 P 주유소가 가짜석유 판매로 첫 적발됐고 지난해는 6곳으로 늘어났다.
정량미달이나 불법 시설물 설치 사례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석유사업법령 위반으로 적발된 알뜰주유소는 8곳으로 늘어난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말 기준 가짜석유 판매 알뜰주유소는 3곳, 난방유를 경유자동차에 판매해 행위금지에 따른 석유사업법 위반 알뜰주유소가 1곳 등 총 4곳이 불법 행위로 적발됐다.

석유공사가 관할하는 일반 자영 알뜰주유소가 400 여곳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불법업소 적발율은 벌써 1%에 달하고 있다.
한 달에 한 곳 꼴로 불법 업소가 발생하고 있다.

주유소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표는 정유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브랜드 주유소, 정유사 제품과 현물 제품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혼합석유 판매 주유소, 어느 정유사와도 공급계약을 맺지 않고 자체적인 상표를 내거는 자가상표 주유소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중 자가상표 주유소는 정유사 브랜드 등을 내걸지 않는 대신 시장에서 싼 값에 기름을 구매하는 탓에 소비자들에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데 다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런칭하게 된 가장 큰 배경중 하나는 석유 공동구매를 통해 자가상표 주유소가 갖는 가격 경쟁력을 취하고 그 한편에서는 정부가 석유 품질을 보증해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높여 자가상표 주유소에 대한 소비자의 품질 불만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오피넷을 통해 불법 석유업소를 공개하고 있는 정부는 정작 어떤 불법 업소가 알뜰주유소인지는 알리지 않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도 알뜰주유소에 대한 불법 현황은 꼭꼭 숨기려만 한다.

정부가 런칭한 알뜰주유소에서 불법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을 숨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은 떳떳하게 공개해야 환부(患部)가 치료되고 건강해질 수 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런칭하고 석유 유통시장의 경쟁을 촉진한 것이 정말 자랑할 일이라면 못된 알뜰주유소 현황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옳다.
특히 알뜰주유소는 국민의 세금과 각종 특혜가 지원되고 있는 업소들이 아닌가?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를 응원하고 건전하게 견제할 수 있으려면 잘 한 것과 잘 못한 것 모두가 떳떳하게 공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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