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효 기자.
최근 기자는 동북아 지역의 LNG 트레이딩과 한국의 허브 유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LNG허브 구축은 가스산업의 개방정책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정부, 산업계, 학계, 노동계 모두는 향후 4~5년후부터 세계 천연가스 공급량과 수요량이 크게 증가해 트레이딩이 활성화 될 거라는 데에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LNG허브 구축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의견을 보이는 산업계는 수요가 많은 동북아 시장으로 물량이 집중될 것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활용해 국내에 LNG 허브기지를 지어 트레이딩시장을 선점하자고 주장한다.

반대의견을 보이는 가스공사 노조측은 허브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도입, 도매 나아가 소매시장까지 개방하는 정책이 불가피하므로 요금인상을 불러오기 때문에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스공사 노조와의 기자간담회 뒷풀이 자리에서 한 간부와 LNG허브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일이 있다. 논쟁의 핵심은 요금의 콘트롤이었다. 그 간부는 개방정책이 요금을 큰 폭으로 인상시킬 것이라며 반대 주장을 폈고, 필자는 정부나 지자체가 요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이에 간부는 "개방된 시장에서는 공적기관의 요금 콘트롤이 불가능하다"며 "에너지의 공공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허브 유치는 절대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기자가 완전 동조는 아니지만 산업계의 논리를 반대진영의 한복판에서 주장하고 있으니 노조측으로서는 적잖이 놀라고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가 노조에 진짜로 전하고 싶었던 말은 '모 아니면 도'식의 판단은 원만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 노력하되 반대 주장의 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관용을 갖자는 것이다.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공교롭게도 그 1주일 후에는 가스공사 새 노조도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알려진 바로는 차기 정부가 가스산업 개방에 찬성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노조는 벌써부터 개방정책을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강력 투쟁의지를 보이고 있다.

부디 차기 정부는 개방정책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공론화 해 찬반 양측이 충분한 대화 속에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 내길 바란다. 이를 위해 기자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취재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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