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 편집국장
SK이노베이션은 올해 6월을 기준으로 6년 누계 수출액이 150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석유 등을 수출한 국가만 112개국에 해당된다.

올해 우리나라 총 예산규모가 23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64.1%에 해당되는 규모다.

또한 올해 기준 국제연합(UN) 가입 국가가 193개국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 세계 58%에 해당되는 국가에서 대한민국의 기름이 유통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306억 달러 어치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 기간중 석유수출액은 2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액의 83%를 수출로 다시 회수한 셈이다.

S-OIL은 지난해 석유 생산량의 65%를 해외에 내다 팔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회사 매출액의 64%인 11조4900억원을 수출로 벌어 들였다.

올해 수출의날 행사에서 권오갑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현대오일뱅크는 호주 하류 부문에 진출한 에너지 메이져 기업인 BP, 쉘에 석유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고도화설비를 완공하면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높은 34.4%의 고도화율을 달성한 상태다.

이 고도화설비에 투자된 금액은 2조5000억원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인 19조 168억원의 13%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다.

올해 무역의날 행사에서 정유사들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GS칼텍스가 최고액인 250억불 수출탑을 받았고 SK에너지와 S-OIL이 각각 200억불, 현대오일뱅크는 80억불 수출을 기록했다.

이들 4개 정유사와 수출액 면에서 견줄 수 있는 기업은 각각 200억불 수출탑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뿐이었다.

국내 4개 정유사는 올해 11월 기준 수출액이 총 517억 달러로 주요 수출 품목중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 기간중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5031억 달러로 국가 수출액 100원중 10.3원은 석유가 차지하고 있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소비 원유 전량을 수입해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으로 변모시키는 정유산업은 어떻게 정의돼야 하는가?

자동차나 반도체 산업처럼 정부가 육성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수출전략산업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수출 효자 업종인 정유산업의 내수 경쟁을 촉진시키겠다고 정부는 수입석유에만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원유는 3%의 관세가 부과되는데 완제품 수입석유는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리터당 16원의 수입부과금도 수입 석유만 환급받는 총애를 받고 있다.

중동과 베트남 등 산유국에 석유를 수출하고 지구 반대편 남미에도 한국산 석유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정부는 일본산 석유 수입을 장려하고 있고 수입 경유는 내수 시장 점유율이 이미 10%를 넘어서고 있다.

정유산업이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해가며 고도화설비를 증설하고 수출선을 개척하며 스스로 수출 전략 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편에서 정부는 정유산업의 기를 꺾는 수입석유 장려 정책을 펼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올해 수출의 날 행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정유산업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이지 견제와 홀대가 아니다.

정유산업이 내수 주력 산업인지 아니면 수출 전략 산업인지에 대한 정부 인식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내수 시장의 불공정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되 정유사와 석유수입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룰은 마련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출의날에 정유산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격려했던 정부가 정유산업의 공로를 스스로 부정하고 핍박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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